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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빙상의 일각

 

 

 

 

 

빙상의 일각, 대부분 숨겨져 있고 외부로 나타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살다 보면 빙상의 일각만 보고, 물속 깊이 숨겨져 있는 빙상의 실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학생들을 교육하는 측면에서 보면 각 학생들의 마음을 살피고 그에 걸 맞는 적절한 지도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정답이 없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방식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각 학생별로 교육적 조치도 달라야 함에 학생생활교육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은 교우관계 등 사회생활을 배우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면 가끔 다툼도 생기고, 학폭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회복적 생활교육 등 교육적 처방으로 가해학생은 선도를 통한 적응을, 피해학생은 보호 및 치유를 통해 빠른 적응을 시도하지만 부모들 간의 감정싸움으로 ‘교실마비’가 되기도 한다. 내 자녀도 귀하듯, 남의 자녀도 귀하기에 함께 잘 적응하도록 교육적인 배려를 해야하는데, 법적대응으로 진흙탕 싸움이 되면 결국 가장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학생들이다. 부모의 감정을 거스를 수도 없이 눈치만 보게 되고, 일생동안 상처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함께 자녀를 키우는 처지로 서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화해를 통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그 일로 하여 더욱 성장·성숙할 수 있도록 교육적 배려를 해주는 것이 어른의 몫이 아닐까? ‘빙상의 일각’, 튀어나온 작은 일각만 보지 말고, 물 속에 숨겨진 학생들의 잠재력과 또 자녀의 상처도 함께 보듬어 주면 좋지 않을까?

1997년에 개봉된 영화 ‘타이타닉’은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로즈(케이트 윈슬렛)에게 반하여 펼쳐지는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많은 감동을 주었다. 1912년 영국을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는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2천200여 명 가운데 1천500명이 사망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로 배가 침몰했을 때 선장도 사망했고, 악기연주자들도 악기를 손에 쥐고 놓지 않았다. 자신의 책임감을 절감하고 조타실로 들어가 타륜을 기꺼이 잡은 선장, 배가 난파된 상황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악기를 연주한 악기연주자들, 침수가 가능한 배에 구조보트를 적게 실은 책임으로 배의 화로 앞에서 시계를 만지며 속지의 기회를 기다리다 죽음을 맞이한 배의 설계자 그리고 노약자 먼저 구조를 하는 신사의 모습에서 뜨거운 인간애를 느꼈다. 타이타닉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고귀한 책임감과 속죄의식으로 죽음과 마주하는 용기 있는 이들의 실제 이야기가 영화에 반영되어 있던 까닭이다. 영화 속의 이야기일지라도 자녀의 교육을 위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자녀와 학교를 믿고 기다려주면 어떨까?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생들은 자라면서 싸우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하는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말다툼 하나하나를 문제로 보기 시작하면, 학생들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없다. 내 자녀가 귀하듯 남의 자녀도 똑같이 귀한 것이다. 처지를 바꿔서 생각하는 긍정의 태도가 필요하다.

빙상의 일각, 다양한 어려움과 문제가 있겠지만 물 위에 보이는 일각만 보고 물속의 전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 일이 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비온 뒤에 땅이 더욱 단단해 진다고 했다. 당장은 자녀가 애처롭고 마음이 아플지라도 더욱 성장하고 성숙하도록 기다려주면 어떨까?

일단, 학교에 자녀들을 맡겼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자녀를 믿고, 또 학교와 교사들을 믿고 기다려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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