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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시들해진 ‘노벨상’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 그가 55세 때인 1888년,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의 부고 기사를 봤다. 형의 이름과 혼동한 신문사의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오보보다 기사내용에 충격을 더 받았다. “사람을 더 많이 죽이는 방법을 개발한 ‘죽음의 상인’이 사망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후 번뇌를 거듭하던 그는 유산으로 노벨상을 제정하라고 유언했다. 노벨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1901년부터 지금까지 118회째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있다.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상금은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0만달러·11억원) 안팎이다.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도 지난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고, 오늘은 평화상, 내일은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그중 세인의 관심은 뜨겁지만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 평가 받는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데, 가끔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왔다.

노벨상은 전통도 있었다. 죽은자 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관례는 1961년 10월 깨졌다. 발표 불과 20여일 전인 9월18일 아프리카 콩고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다그 함마르셸드 유엔사무총장(스웨덴·1905~1961)에게 노벨 평화상을 ‘추증’해서다. 그후 함마르셸드이 스웨덴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주최국 프리미엄 아니냐”는 의심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1949년 이후 69년 만에 선정되지 않았다.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Me too)’ 직격탄을 맞아 심사위원들이 사임한 탓이다. 한림원은 지난해 11월 여성 18명이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로부터 1996년부터 최근까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에 휩싸였었다. 따라서 재단측은 내년에 2018년과 2019년 수상자를 동시에 선정·발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하나 실추된 명예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한때 세계최고의 권위를자랑하던 ‘노벨상’. 관심이 시들해지는 이유를 알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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