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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평화의 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

 

 

 

지난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 번째 포옹을 했다. 지난해 말까지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던 남북관계는, 우리 정부의 계속된 노력의 결과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나타나며, 평화모드로 돌아섰다.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던 것처럼 한반도 평화는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우리는 70년간 끊어진 듯 이어져 온 한반도 전쟁이 마침내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냉전체제가 막을 내린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9·19 평양공동선언문에는 군사, 경제, 관광 등 여러 분야의 구체적인 교류 내용이 담겼다. 판문점선언에서 시작한 평화는, 평양에서 두 걸음 더 다가왔다.

중앙에서 평화를 열고 번영을 약속하면, 지방정부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일한다. 우리는 아침마다 타는 버스에서, 저녁에 장을 보기 위해 들르는 시장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는 공원에서 중앙정부보다 가깝게 지방정부를 만난다. 그리고 시민은 그 안에서 매일매일을 산다.

필자는 오랫동안 자치분권이 우리 삶을 달라지게 한다고 말해왔다. 중앙정부는 외교와 국방에서 큰 틀을 만들고, 지방정부는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 일상을 담은 정책을 실현하고, 시민은 주권자답게 참여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치분권이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맞물려 돌아갈 때 우리 시, 우리 나라, 우리 삶이 탄탄해진다.

어렵게 찾아 온 한반도 평화를 오래 누리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는 남북 교류에서 중앙정부보다 자유로워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문화, 교육, 체육 등 비정치적인 분야의 남북교류를 지방정부가 주도할 수 있다. 서로의 특산물을 파는 상생장터를 열고, 공동으로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수학여행으로 남북을 오가고, 광명에서 평화철도를 타고 신의주를 지나 중국으로 갈 수 있다.

시민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70년이나 떨어져있던 남북 사람들이 한반도에서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사는 모습을 보고, 안부의 말을 나눈 경험은 이해의 폭을 넓힌다. 함께 올려다 본 하늘과 산은 우리가 다르지 않다는 공감대를 만든다. 이런 과정을 거친 시민은 평화와 통일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남북관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광명시는 미래의 지원군, 시민과 함께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겠다. 참여는 습관이자 일상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 가장 필요하고, 우리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정책은 시민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고 실현된다. 지방정부는 시민이 자신을 위한 정책에 목소리를 내도록 장을 만들고, 충실히 반영해 현실로 보여주면 된다.

이렇게 시민의 참여가 일상이 됐을 때 지방정부의 정책은 고유한 색을 띤다. 특별한 정책이 많을수록 남북 지방정부간 교류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광명시는 북한의 도시들과 평생교육을 함께 할 수 있고, 청년 창업자를 위한 판로를 열 수 있고, 북한 도시 곳곳을 찾아가 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민이 참여했을 때 지방정부가 어떻게 달라지고 윤택해지는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KTX광명역은 모든 교류의 시작일 것이다. 시간이 돈이고 곧 경쟁력인 이 때에 남측의 광역교통망이 만나는 KTX광명역은 가장 빨리 북한에 닿을 수 있는 통로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면 KTX광명역에서 출발한 평화철도를 통해 남북이 빨리 만날 수 있다. 더욱 많은 사람이 오가고, 사람을 따라 다양한 문화가 흘러갈 것이다. 빠르고 다양하게 교류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평화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의 손을 잡은 것처럼, 광명시장이 신의주 시민과 악수하고, 남북 시민이 만나 포옹하는 날이 곧 온다. 그 때부터는 모두가 어색하지 않게 만나고, 가진 것을 함께 공유하면서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이것이 평화의 시대를 맞아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답게, 광명시는 광명시답게, 시민은 시민답게 제 몫을 해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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