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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풍등(風燈)이 저유소 화재 원인이라니

지난 7일 오전 10시 56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완전 진화됐다.이 불로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260만ℓ가 연소됐다. 이 화재 사고로 많은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그런데 이 사고의 원인은 한 외국인 노동자가 날린 풍등(風燈)이었단다. 실화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범인은 인근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스리랑카인으로써 인근 문방구에서 산 풍등을 날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풍등이 저유소 주변 풀밭으로 떨어지면서 불이 붙었고 이후 내부로 불길이 옮겨지면서 폭발했다는 것이다. “믿기 힘들지만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한 언론 매체가 보도한 어느 경찰 관계자의 말처럼 좀처럼 믿기 힘들었다. 누리꾼들의 의견도 비판적인 것이 대다수였다. “풍등 때문에 잔디에 불이 붙어 유류탱크에 불이 난다면 잔디를 심지 말았어야지. 풍등을 탓할게 못 된다” “저 정도로 관리가 부실하면 그동안 불이 안 난 걸 감사해야하는 수준… 제발 일 좀 제대로 하자” “풍등 하나로 대한민국 박살 낼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준 스리랑카인에게 정부는 엄청난 포상금을 지급하라” 이런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스리랑카 노동자가 날린 풍등이 떨어져 저유소 인근 잔디에 불이 붙고 유증 환기구를 통해 저장탱크 내부로 옮겨 붙었다는 경찰 발표는 CCTV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그리고 대형 원유 보관 시설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풀밭에 둘러싸여 있는 등, 풍등조차 막지 못할 정도로 허술한 관리 상태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탱크에 불이 났을 때 이를 알려주는 열 감지 센서가 사실상 없었다고 한다. 불이 난 탱크 안쪽에는 모두 3개의 센서가 달렸는데 화재시 열을 감지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한다.

화재 발생 당시 폼액 발사 장치를 가동해 1시간30분 동안 6천 리터의 폼액을 뿌리기도 했지만 화재 진압에는 실패했다. 또 위험을 방지할 유증기 회수 장치도 없었다고 한다.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공사 측이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장치는 탱크 내에 있는 유증기를 다시 액체로 만들어서 유증기가 실외로 나가지 않도록 해준다. 따라서 유증기 회수 장치가 있었다면 이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이번 사고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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