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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권위적 행보’ 눈길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공관은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고
특권의식 상징 간부식당도 개방
기관장 모임인 기우회 불참 등
부임 후 청렴·겸손 ‘솔선수범’

경찰 내부 환영 “격세지감”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권위주의의 벽을 허물고 청렴과 겸손을 몸소 실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장의 공관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데 이어 특권의식의 상징이던 간부식당을 허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 청장은 부임 이후 단 한번도 경기지역 기관장 모임인 기우회에도 나가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먼저 지난 7월 30일 부임한 허 청장은 수원의 한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공간은 내후년 어린이집으로 바뀐다.

2005년 4월 건립된 당시 ‘경기경찰청장 공관’은 부지 면적 1천150㎡, 연면적 222㎡로 지방경찰청장 공관 규정 면적(165㎡)보다 넓었다.

수년 전부터 국정감사에서 전국의 지방청장 공관이 규정보다 넓어 호화스럽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고 이에 올 6월 전임 이기창 청장이 퇴임 직전 공관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어떤지에 대한 의견을 처음 제시했다.

이에 직원들의 수요조사를 거쳐 공관을 직장 어린이집으로 활용하는 대안이 제시되면서 허 청장의 부임과 동시에 실행됐다는 후문이다.

허 처장은 권위의 상징 중 하나인 간부식당의 벽도 허물었다.

총경급 이상 경찰 간부들은 경정급 이하 직원들이 식사하는 공간과 별도로 식판이 아닌 그릇에 식사를 해왔으며 출입문도 별도로 있었다.

그러나 허 청장 부임 후 현재 총경급 이상 간부들도 직원들과 똑같이 식판으로 식사하면서 직원들이 앉을 수 있는 식당 좌석도 32석 늘었다.

허 청장은 이와함께 1991년 설립돼 190명의 회원을 두고 매월 1회 전체 조찬 모임, 월 1회 조별 모임을 하고 있는 경기지역 기관장 모임인 기우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유착과 토착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구설수 오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허 청장은 “그 모임이 비판받아야 할 대상이란 생각은 아니지만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해 부임 직후부터 단 한 차례도 나가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참석하진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허 청장 부임 이후 일어난 변화들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지방청장이 스스로 권위를 벗어 던지고 말단 직원은 물론 국민과 소통하려고 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청장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일선 경찰관들도 치안 현장에서 스스로 낮추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현철기자 hc1004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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