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비리 유치원’ 근절할 감시 시스템 마련 해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전국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3년∼2017년 감사 결과에 따르면 총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금액 규모는 269억원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교직원 복지 적립금 명목으로 개인 계좌에 돈을 부당하게 적립하거나 교육업체와 손잡고 공급가보다 높은 대금을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교비를 빼돌리는 등 여러 방법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에 의하면 아이들을 위해서 쓰라는 유치원 교비로 명품 가방을 사고, 원장의 외제차를 수리한 사례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성인용품도 샀으며 노래방·숙박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원장 개인의 차량 연료비와 아파트 관리비, 종교시설에 헌금을 낸 경우도 있었다. 박의원은 앞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추가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명단에는 감사 결과를 수용한 유치원만 포함됐기 때문이다.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유치원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비리 유치원이 추가 공개되면 현재보다 감사 적발 유치원 수와 적발 건수,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학부모들은 물론 유치원 교사들도 충격을 받고 분노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도 교육기관인데 비리 원장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제대로 된 유아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열악한 처우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는 유치원 교사들도 교비를 빼돌린 원장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비록 비리 유치원 명단엔 포함돼 있을지라도 사소한 실수 정도로 여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이런 유치원까지 도매금으로 비리 범주에 넣어서는 안된다.

어쨌거나 확실한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는 만큼 유치원 스스로의 인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투명하지 못한 회계 관리로 인해 유치원에서 비리가 벌어졌기 때문에 표준화된 감시 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 유치원 스스로 감시를 못했기에 이런 비리가 발생한 만큼 정부차원의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 정부보조금을 학부모에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치원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부 보조금이 학부모에 지급된다면 정부 개입이 힘들어지고 정확한 감사가 어려워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현명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