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미래인문학]인공지능시대 과정지향성 예술교육

 

인공지능시대의 인간은 좋은 결과보다는 과정의 기쁨으로 살아갈 것이다. 결과물들의 품질이나 가성비에서 결국 인공지능로봇의 솜씨를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과 공연은 과정지향성 예술이다. 미술은 현장에서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면 영어로 퍼포먼스(Performance)라고 부른다. 호모루덴스 인간이 결과를 잊고 과정을 즐기는 모든 활동은 퍼포먼스 예술로 볼 수 있다. 예술은 원초적 감정을 언어화 하는 힘을 주며 두뇌의 전인적 발달에도 좋다.

노벨상 연구에서 뛰어난 연구자들은 자폐증 성향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 곳에 집착하며 반복을 좋아하는 성향이 위대한 발견, 발명과 연결된다. 그들의 반복도 퍼포먼스이다. 한국 공교육에서 ADHD 아이들과 자폐증 아이들이 결과지향적 커리큘럼에 의해 소외받으면 한국에는 창조적 기업이 줄고 노벨 과학(의학)상이 나오기 어렵다. 또한 공동으로 하는 과정지향성 과제로 관계 맺기와 책임감을 배우지 않으면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는 ‘경제+문화협력 시대’를 한국이 주도하기 어렵다.

과정지향성 예술의 특징은 실수까지 예술이 된다는 점이다. 실수가 더 멋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퍼포먼스이다. 성인이라면 눈 감고 만든 찰흙작품이 더 멋진 추상조각이 된다. 모든 실수가 멋진 실수로 인정받을 때 누구나 그 과정에 깊은 몰입으로 들어간다. 예술, 사랑, 사업은 실수가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장애, 실수, 실패가 예술과 사업의 출발점이 될 때 그 일은 회복탄력성이 좋아진다. 인간은 오직 자기만이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경험과 자긍심이 중요하다.

자기의 어떤 못난 모습도 실수이면서 동시에 예술을 향한 완벽한 출발점이다. 모든 자기고백과 셀프디스는 예술의 시작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스스로 자기 점수를 매기게 하고 그 점수를 인정해주는 교사가 필요하다. 최소 15세까지는 그렇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이 키팅 선생을 존경하면서도 사랑하게 된 이유는 그의 과정지향 창의성 교육 때문이다. 키팅은 생각의 집단화를 경계하면서 모든 과정에 자신이 몰입되는 ‘카르페 디엠’을 속삭였다. 그는 글쓰기와 낭독을 공차기와 결합했다. 회화, 연극, 무용의 과정지향성 감정이입의 메소드는 셀프감정코칭의 과정이다.

요즘 유행하는 힐링을 6자로 표현하면 ‘셀프감정코칭’이다. 이 과정이 부족한 인간은 셀프소외나 셀프왕따로 가다가 심하면 묻지마 폭력자가 된다. 그래서 고등학생이라도 감정의 소통장소와 안식처가 필요한데 미술실, 공작실, 무용실, 연극실, 합창단, 오케스트라, 벽화봉사단, 태권도부, 글쓰기모임 등 각 동아리를 위한 공간이 배치되어야 공부에 소외된 아이들의 셀프감정코칭이 가능하다.

예술은 모두가 정답이며 누구나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다. 역사, 과학과 달리 예술은 360도 활짝 열린 정답을 갖는다. 창작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속성이 있기에 특정 방향이 제시되지 않는다. 360도로 열린 다의성은 인공지능, 즉 AI가 가장 하기 힘든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지금 공교육 체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인공지능 대비 교육이 예체능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영역이 분명히 구분될 미래를 위해서는 논리적 토론보다는 시적이고 예술적인 토론을 더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하브루타 예술토론을 권한다. 예술활동을 매개로 하브루타를 하면 어른과 아이가 상호존중감을 간직하며 장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학교의 주요과목인 국·영·수·탐구로 하브루타를 하려면 아이의 배경지식이 충분해야 하지만 예술은 오히려 부모의 창의성이 떨어지므로 정말 하브루타의 본질인 친구처럼 대화가 가능하다. 이때 부모도 자기 작품을 만들면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가 그리거나 만드는 주제와 다른 작업을 한다면 대화는 더 풍성해진다. 각자 높은 성취감을 가지지만 경제적 이익과 상관없는 예체능활동은 미래에 대량실업 사회가 와도 자존감을 유지시켜서 다음 기회를 잘 잡게 도와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