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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건강]에너지원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피로는?

 

 

 

우리 몸속에는 먹고 자는 행위를 조절하는 생체 시계가 있다. 우리 몸은 이 생체 시계를 바탕으로 제법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한다. 섭취한 음식물은 소화 흡수되어 포도당으로 변하고 혈액을 통해 세포로 운반되어 신체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이 중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는(기초 대사량) 곧바로 쓰이게 되고 남는 에너지는 혹시 모를 미래를 대비해 글리코겐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을 하게 된다.

순수하게 운동 생리학적으로만 볼 때 인간의 몸은 섭취한 양과 상관없이 2시간이 지나면 공복 상태가 된다. 더 이상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등산과 같은 장시간 하는 신체 활동을 먹지 않고 계속하게 되면 우리 신체는 어떤 피로와 반응이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먹지 않으면 뇌의 능력이 떨어진다

근육은 지방이든 탄수화물이든 모두 에너지로 사용 한다. 그러나 뇌를 움직이는 주 에너지는 탄수화물뿐이다. 뇌와 적혈구는 탄수화물만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근육의 피로뿐만 아니라 뇌, 신경계의 피로도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오전 11시, 오후 3시에 등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식사 후 에너지가 고갈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뇌에 에너지 공급원이 부족하게 되면 민첩성, 판단력, 집중력, 운동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 먹지 않으면 근육이 망가진다

장시간 등산을 할 때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우리 몸은 근육에 저장된 단백질을 분해해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먹지 않고 장시간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이 손상되거나 없어지게 된다. 잘 먹으면서 걸어야 근육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3. 먹지 않으면 내장이 망가진다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근육에 저장된 단백질을 분해하여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근육 단백질은 분해하는 과정에 질소 화합물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인체에 매우 유해하기 때문에 신장을 통해 오줌으로 반드시 배출해야 한다. 따라서 신장의 배출 능력 이상으로 단백질을 분해하게 되면 신장이 망가지게 된다. 등산을 하고나서 손발이 붓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신장의 능력이 떨어졌거나 필요 이상으로 단백질을 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몸속 수분이 부족해도 부종이 생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얼마만큼 먹어야 할까?

우리 몸을 움직일 때 필요한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물 등 6가지 정도이다. 장시간 등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모든 영양소가 필요하겠지만 당일 산행에는 탄수화물이 가장 중요한 영양소이다. 식량을 준비할 때도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을 구분해서 준비하면 좋다. 사탕, 엿, 초콜렛 등과 같이 빠르게 흡수되는 속효성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속하게 증가시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많이 먹게 되면 혈당 조절이 안 돼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통밀, 바나나 등과 같이 씹어서 먹는 지효성 탄수화물을 준비하면 배가 든든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의 조사 내용을 보면 197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밥을 많이 먹었는데 생활 습관병은 지금보다 적었다. 탄수화물 섭취량도 1970년 85%, 2012년 64% 줄었는데 생활 습관병이 많아진 이유는 1970년대에는 보리, 현미, 통곡물 등 좋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먹을까?

반드시 소비량만큼 에너지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사용될 에너지의 1/2 또는 2/3는 체내에 저장된 지방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일 산행을 한다면 점심은 밥으로 준비하고 부족한 영양소는 행동식을 준비해서 정기적으로 나눠서 먹어주면 된다.

등산과 같은 장시간 하는 지구성 운동에는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너무 먹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등산객들의 식사 습관을 유심히 살펴보면 먹고 마시는 행위에 대해 참 인색하다. 배가 고프면 먹고 목이 마르면 마시는 무의식적인 행동의 반복이다.

이제부터라도 계획을 세워 장기적으로 먹고 마시는 의식적인 행동양식으로 바꿔야 한다.

등산은 걷는 것 보다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등산을 위해서라면 먹고 마시는 행위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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