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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격(格)’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하며…

 

‘갑질, 동문서답, 무식, 막무가내’. 지난해 말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워스트(Worst)’ 시의원을 선정, 해당 시의원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설문에 붙인 결과 나온 응답이다.

선거 때는 시민을 주인으로 삼겠다며 머리를 조아린다. 입버릇처럼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최대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을 낮춘다.

당선되고 의원 배지를 달고 나면 올챙이적 생각 못하고 고개를 뻣뻣하게 세운다.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해결 할 수 있을 것처럼 우쭐대고 기고만장한 태도를 보인다.

오산시의원들이 다 그렇다는 건 분명코 아니다.

시의회 입성 100일 남짓된 짧은 기간동안 초선 시의원들을 비롯해 일부 재선의원들의 ‘규격미달’ 언행이 눈살을 지푸리게 한다.

시의원이 해야 할 일은 부당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것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즉 시민의 공복으로서 행정의 감시자로서 의정활동에 임해야 하는, 그 책무를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

특히 억지 민원을 들고 다니며 해결사 노릇이나 하려는 시의원, 툭 하면 집행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들은 사라져야 한다.

세금만 축내고 지역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완장질’은 필요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작금의 현실은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일부 시의원들의 몰지각과 지역유지 행세를 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현재 오산시는 행정감사가 한창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전문성도, 소신도 없고 정치철학도 갖춰지지 않은 속빈 강정의 모습을 드러낸다면 자신들을 뽑은 시민들은 자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시의원이) 정확한 맥도 짚지 못하고 질문을 할 때면 대답하기도 난감하다”라며 “더욱이 사안과 무관한 자료를 무더기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어처구니 없다”라고 푸념했다.

오산시 공무원노조가 매년 시의원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워스트 시의원을 비공개로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응답자들은 시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자질이 부족하다는 냉담한 평가를 내놓는다. 언감생심 베스트(Best) 시의원은 뽑지도 못한단다.

앞서 언급했듯 시의회 전체를 싸잡아 ‘도매급’으로 취급하고 싶지는 않다. 몇몇 시의원들은 논리 정연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유연한 사고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라는 고사 명언이 있다. 복숭아(桃)와 오얏(李)나무는 꽃이 곱고 열매 맛이 좋기에 어련히 알아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그 나무 밑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격(格)’이란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을 발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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