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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클리닝’ 스웨덴에서 시작된 문화로, 죽음(death)과 청소(cleaning)를 합쳐 만든 조어다. 죽은 뒤 가족들이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지 않도록 죽음에 대비해 미리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기부하며 남은 삶의 방향을 찾는다. 또 고독사나 범죄 피해 등 갑작스러운 죽음을 대비하여 미리 사생활을 정리한다는 측면도 있다. 데스 클리닝을 실천하는 연령대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지금은 나이와 관계없이 스웨덴 사회에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에선 이처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작업을 ‘인생종결 활동(終活·슈카쓰)’, 혹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갖는 마지막 파티라 해서 ‘생전장(生前葬)’이라고 한다. 둘은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근엔 이처럼 자신의 장례를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덩달아 ‘슈카스산업’, 이른바 ‘엔딩산업’도 각광받고 있다. 산업의 규모가 2조엔(약 20조원)에 이를 정도며 ‘숨겨진 성장 산업’으로 여기고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묘비 등에 부착하는 QR코드 상품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고인의 사진이나 생애이력 등을 열람할 수 있다. 성묘 때 어린 손주들에게 ‘할머니가 이런 사람이었다’고 알려줄 수 있고, 추억을 얘기하면서 고인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고 해서 인기가 높다. 이 밖에도 사람 대신 목탁을 치며 불경을 읊는 로봇이 등장했는가 하면 시들지 않는 얼음꽃으로 장식한 유골함도 나왔다. 이밖에 유골을 전용 로켓으로 우주에 보내거나, 화장한 뼛가루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등 기존 무덤이 필요치 않은 아이디어상품도 등장, 주목 받고 있다. 이에비해, 변하고는 있다지만 아직 우리의 장례 문화는 많이 낙후되어있다. 뿌리깊은 유교사상의 영향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모두 행복기 위한 선진국의 문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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