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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태우는 냄새 사라진 농촌 새싹삼 키우며 공동체 싹 틔운다

 

 

 

화성 다정마을 ‘물고기자리’

우물이 많고 정이 많다는 뜻을 가진 다정마을.

화성시 매송면 어천1리에 위치한 농촌 시골마을로 2015년 생활환경복지마을조성 사업에 선정, 다정마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곳에는 38가구가 살고 있다. 주민 73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다. 70세 이상이 14명, 50~70세가 26명, 30~50세 15명, 30세 이하 18명으로 고령화 마을이기도 하다.

농촌 시골마을에 고령화가 되다보니 집집마다 발생한 쓰레기는 재활용 등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예년과 같이 알아서 소각하는 게 일상이었다. 태워서 없애고 태운 것들을 논·밭의 비료로 사용하던 것이 일상이었다.

“늦은 저녁에 여러 가지 쓰레기를 태우다 보니 유독가스가 마을을 뒤덮어 방독면을 써야 할 정도 였다”고 마을 주민들은 설명했다.

화성시 매송면 어천1리 농촌 시골마을
집집마다 발생한 쓰레기 소각이 일상
‘마을 환경 변화시키자’ 공동체에 관심

마을이장 이광재-부녀회장 박미원 ‘앞장’
분리수거함 만들고 어르신들 재활용 교육
2016년 쓰레기 소각 없는 마을 선언 결실
화성소방서 ‘화재 없는 안전마을’ 선정

道 따볼마을지원사업으로 ‘새싹삼’ 재배
어르신 일자리 창출·공동체 활동 1석2조
한평 텃밭 등 도농교류 통한 활성화 목표


이런 다정마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쓰레기 소각을 하지 말고 마을의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시발점으로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를 주도할 단체인 다정마을 물고기자리를 조성했다.

물고기자리 조성은 마을이장인 이광재 물고기자리 대표와 부녀회장인 박미원 사무장이 주도했다.

박 사무장은 도예가다. 서울에서 도예품 개인전도 개최하는 등 도예가로서의 활동도 활발했다. 하지만 자연환경에서 살고 싶어 화성시로 내려와 다정마을에 자그마한 도자기 공방을 차리고 개인 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을 공동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이 대표와 함께 마을공동체 활동을 위한 다정마을 물고기자리를 만들게 됐다.

물고기자리는 2014년 6월 마을 내 우물 3개소를 청소하고, 썩어가고 있는 500년된 느티나무 살리기를 시작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마을기업육성 교육을 위해 화성시에서 주관하는 사회적 기업가 양성 심화 과정도 밟았다.

 

 

 

 

 

 

이는 다정마을 물고기자리와 마을 주민들이 하나의 뜻으로 뭉쳐 활동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쓰레기 태우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던 마을 주민들을 위해 물고기자리는 분리수거함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정마을의 세대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라 분리수거 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다.

이에 물고기자리는 어르신들과 함께 2015년 10월 화성시 에코센타를 방문, 자원재활용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가르쳤고 1년의 시간 끝에 다정마을에서는 쓰레기 태우는 냄새가 사라졌다.

이 후 2016년 6월 다정마을은 쓰레기 소각 없는 마을 선언식을 하며 화성소방서로부터 ‘화재 없는 안전마을’로 선정, 마을 주민들은 마을공동체 활동에 관심이 더 커지게 됐다.

이를 시작으로 2016년 8월 큰우물 복원 준공을 통해 다시 한 번 마을공동체 활동을 이어갔다. 완성된 큰 우물은 제 모습을 다시 찾았고 마을 주민들은 우물 앞에서 마을 발전을 위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물고기자리는 지난해 2월 경기도가 추진한 따복공동체 주민제안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공간조성사업에도 나섰다.

마을 회관이 비좁아 조금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던 물고기자리는 박 사무장의 작업실이었던 건물을 물고기자리의 보금자리로 쓰기 시작했다.

박 사무장은 개인 공간보다 공동체 활동을 더 중요시 여겨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었다.

또 이 대표는 한 기업에서 버려지는 나무 파렛트를 이용, 테이블을 만들고 방 한편에는 목공방을 조성해 주민들과 함께 마을에서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드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해 3월 물고기자리는 따복마을지원사업의 기획공모사업으로 주민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새싹삼 사업을 기획, 올해 6월 강원도 횡성의 새싹삼 재배현장에 마을주민 32명이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이 대표는 “주민들이 부업을 할 수 있다고 느낀 새싹삼 재배라는 것이 공동체 사업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 되고 있는 다정마을은 어르신들의 또 다른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

물고기자리는 마을 공동체 시범사업으로 새싹삼 재배를 시작했고 현재 4천400여개의 새싹삼이 자라고 있다.

물고기자리는 가든 텃밭, 한평 텃밭 등을 진행해 도심지역에 있는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길러 재배해보는 도농교류를 통한 공동체 활성과 적정기술을 활용한 화덕 피자 만들기 및 화덕 활용 교육을 하고 있다.

박 사무장은 ATO라는 도자기 카페를 열어 아이들이 도자기를 체험할 수 있는 도예 프로그램 공간으로 사용해 마을의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 공간은 박 사무장의 개인 작업 공간이기도 하다.

“물고기자리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새싹삼의 성과를 기대해 본다면 프로그램 운영비를 걷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 되지만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 마을에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운영비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은 성공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유료로 운영한다면 사람들의 발길은 끊길 것이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이어 “마을의 자립경제로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더불어 도농교류를 통한 공동체 활성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013년 마을이장을 맡은 후 마을의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의 공동체 활동을 강조해 왔다.

“이장 직을 5년 동안 하면서 마을주민들이 나한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우선 앞서 말한 분리수거부터 시작해서 새싹삼 사업까지 이뤄낸 것들이 많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싹삼을 흙에서 토경으로 하지 않고 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사업이다. 뙤약볕에서 하는 농사가 아닌 실내에서 하는 농사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도 힘들지 않는 농사다, 새싹삼이 묘삼이라고 해서 재배시설 가서 2~3주 동안 기르면 잎, 줄기, 뿌리가 6년근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새싹삼 사업을 허가 받기까지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마을의 자립경제로 시에서 허가해주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그래서 인지 따복사업의 지원금을 다른 따복지원사업하는 사람들 보다 지원금 수령이 늦어졌다.

이득을 취하게 되는 새싹삼 재배 사업이 취지와 맞지 않을 것이라는 시의 설명이었다.

이 대표는 이 사업이 마을공동체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계속 내세웠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재배해야하는 것이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 사업이라는 것이다.

어르신들에게는 일자리 창출이 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부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기에 공동체 활동 뿐 만 아니라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이었다.

결국 시에서 허가를 득하고, 이 대표는 따복공동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박 사무장은 “부녀회장과 사무장직을 겸하면서 마을 공동체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혼자서 사용하기에는 큰 건물을 우리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을 이 대표님께 권했고, 공간조성사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째서인지 중간에 예산이 줄어 화장실을 만드는데 예산을 다 써버렸다. 지금의 본관은 다 수작업으로 만들고 꾸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재활용을 통해 마을 환경 정화에 나선 물고기자리는 도심 속 아이들이 다정마을을 방문해도 시골이라는 느낌보다도 마을 안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정식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한 건 아니지만 매년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체험하고 돌아가고 있다. 다녀갔던 아이들은 자기 텃밭이니 건들지 말라면서 다음에 올 때 따러 오겠다며 돌아간다, 프로그램을 더 발전시켜 공동체 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원현기자 dudnjsg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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