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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걷는 염하강 철책길 위에서 평화를 만나다

2018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in 김포
김포 대명항 함상공원서 출발

염하강 철책길 따라 8㎞ 뚜벅뚜벅
1천여명 참가자 가을 정취 만끽

평화기원 메시지 담은 리본 걸기도
“빨리 통일 돼 북한도 걸어봤으면”
완주자에겐 완주증과 김포쌀 배부

27일 파주 임진강 생태탐방로 걷기
내달 3일엔 고양서 걷기축제 이어져

 

 

 

 

‘2018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in 김포’가 20일 김포 함상공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총 3회에 걸쳐 평화누리길 곳곳을 걷는 올해 행사의 시작이다.

걷기행사를 통해 DMZ 접경 근황인 평화누리길의 역사와 함께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김포 대명항 함상공원에서 출발해 평화누리길 1번 코스 염하강 철책길을 따라 걷는 코스다.

대명항 함상공원에서 손돌묘, 부래도, 덕포진둘레길 다시 대명항 함상공원을로 돌아오는 총 8㎞의 순환코스로 이루어졌다. 완주는 참가자들의 걸음 속도에 따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이른 시간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번호표 배부 및 부스 행사, 축하공연과 준비운동 후 본격 걷기에 나섰다.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번호표를 배부 받은 후 자유롭게 부스 행사에 참가했다. 주말 아침이었지만 1천여명의 참가자들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나들이객들의 많은 관심도 컸다.

홍보부스 4곳과 참가부스 2곳으로 사전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대한민국 걷기여행 홍보부스’에선 다양한 한국 곳곳의 걷기 여행지를 소개했다. 오는 27일 파주 임진강에서 열리는 ‘DMZ평화 생태탐방로 특별걷기행사’와 다음달 3일 ‘2018 고양 바람누리길 평화누리길 걷기축제’, 2018 ‘가을여행주간’ 등 다양한 걷기행사와 관광안내 등을 들을 수 있었다.

평화누리길은 대한민국 걷기여행대표길로 선정돼 가을철 걷기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이 찾아가 볼만한 장소기도 하다.

특히 파주 임진강 ‘DMZ평화 생태탐방로 특별걷기행사’는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8코스 구간을, 고양 ‘2018 바람누리길 평화누리길 걷기축제’에선 민간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한강 둑방길과 한강,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고양바람누리길을 걸을 수 있다.

‘환경사랑 걷기’ 부스에선 걷기의 의미와 건강과 더불어 환경의 중요성을 알렸다. 일회용품 사용근절과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홍보도 함께 홍보했다. 이 곳에선 환경의 중요성 홍보뿐만 아니라 재사용이 가능한 물병을 나눠주며 환경사랑 실천도 도모했다.

 

 

 

 

‘금연캠프 홍보’ 부스는 걷기 행사에 걸맞은 건강과 금연의 중요성 홍보에 금연을 원하는 참가자에게는 개인맞춤 심리상담을 통해 금연을 도왔다.

김포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운영한 ‘전자선거 체험’ 부스도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부스는 실제 전자투표와 사전투표 장비를 갖추고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 사전투표와 전자투표에 대해전혀 몰랐던 어르신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새로운 제도를 알아가는 계기가 됐다.

‘Re-born 걷다, 걸다’ 부스에선 리본에 평화·소망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적었다. 리본은 염하강 철책길에 마련된 장소에 리본을 걸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우리가족 건강하고 사랑해’, ‘항상 사랑하는 마누라 고맙고 사랑해’, ‘올해는 꼭 취업!!!’, ‘남북통일! 염원합니다’, ‘통일이 되면 같이 놀러가자 북한 친구야~’등 다양한 메시지를 남겼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포수&포미 타투스티커’ 부스였다. 김포시 마스코트를 타투스티커로 만들어 얼굴, 손등 등 다양한 곳에 부착한다. 또 포수&포미뿐만 아니라 ‘생태누리길’이 적힌 타투스티커도 부착할 수 있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만점 이었다. 빠르게 마감이 된 곳이기도 했다.

본격적 행사에 앞서 오프닝 축하공연이 있었다. IT음악밴드 ‘KATA’의 랩, 퍼포먼스, 노래, 악기가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디지털 악기와 꽹가리. 장구, 태평소, 북 등이 어우러져 국악과 가요의 절묘한 조화를 즐길 수 있었다.

정하영 김포시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하수정 김포시 체육회 강사의 준비운동 후 본격 걷기 행사가 시작됐다.

걷기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김대훈(70) 씨는 “평화누리길 걷기는 두 번째다. 3명의 친구들과 왔는데 처음 참가하는 친구들을 잘 이끌어 무사히 완주하겠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걷기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출발 신호에 맞춰 걸었다. 중간중간 배치된 스탭들과 봉사자들이 함께 걸어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졌다.

8㎞ 완주 후 참가자들은 다시 김포 대명항 함상공원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진행된 행사와 달리 돌아온 이 곳에선 완주증을 배부하고 참가자들에게 김포 쌀을 기념품으로 나눠줬다.

한편, 이번 행사는 김포시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했다. 이날 김포를 시작으로 파주와 고양에서 평화누리길 걷기가 이어진다.

 

 

 

 


■ 평화누리 1코스 염하강 철책길

이날 행사의 메인 이벤트, 걷기 행사가 시작됐다.

가족, 연인, 동창, 산악회 등 다양한 유형의 참가자들이 출발선 앞에 섰다.

사회자의 출발신호에 평화누리 1코스 염하강 철책길로 들어섰다. 이날의 코스는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 철책길을 일부 걷고 다시 김포 함상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정하영 김포시장도 참가자들과 함께 출발했다.

1천여명이 참가자가 발맞춰 걷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평화누리길에 들어서자 왼쪽엔 끝이 안보이는 철책이 펼쳐졌다. 철책 너머 염하강의 평화로운 풍경과 대조되는 장면이었다. 길을 걷는 내내 중간중간 위치한 초소 역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철책과 소초의 의미를 물었고, 부모들은 남북 분단과 현재 남북 평화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등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천천히 길을 걸었다.

염하강 철책길 근처엔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마을미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된 조형물이 자칫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길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철책길을 따라 걷다보니 덕포진 둘레길이 나왔다. 덕포진은 포대가 발굴된 곳이다. 곳곳에 포대들이 4~5개씩 무리지어 복원돼 있었다. 덕포진은 강화를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인 손돌목의 지형을 이용해 설치됐다. 조선,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 열강과 치열하게 싸운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곳을 걸으며 조상들의 지혜와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갈등, 앞으로 올 평화에 대한 기대감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2㎞가 지나자 길이 좁아졌다. 병목현상과 조금씩 나타나는 오르막길에도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고 질서정연하게 길을 걸었다. 하지만 길이 산으로 접어들자 조금씩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과 자연에 눈을 감고 제자리에서 잠시 자연을 느끼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맨발로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걷기도 했다.

3㎞ 지점에 다다르자 마지막 화장실이 나타났다. 이곳에선 지친 참가자들이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중간에 헤어진 일행을 기다리기도 했다.

길은 점점 넓어졌다. 산길에서 다시 평지가 펼쳐졌다. 4㎞지점을 지나가 추수를 마친 벼들이 논에 펼쳐져 있었다. 평화누리길은 물론, 가을의 정취까지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중간 지점을 지나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다. 때마침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너무 반가운 순간이었다.

5~6㎞는 마을을 지나는 길이었다. 한옥촌도 형성돼 있어 마을의 고즈넉함은 물론, 도시에서는 다른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이후 간식배부처가 나타나 참가자들은 빵과 음료, 과자 등으로 휴식을 취하며 지친 몸을 달랬다. 한참을 걸은 뒤 먹는 간식은 꿀맛이었다. 도시락을 싸온 참가자들은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휴식을 마친 뒤 다시 대명항 함상공원으로 향했다. 7㎞지점을 지나고 다시 출발한 평화누리길 1코스 입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출발 전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거는 장소가 나왔다. 참가자들이 건 리본엔 ‘남북 평화 기원’, ‘통일이 빨리 오길 기원합니다’, ‘우리가족 모두 부자되자’ 등 다양한 문구들이 걸려있었다.

김명자 (67)씨는“가족들의 건강을 빌고 남북이 빨리 평화를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리본을 메달았고, 최은하 (13)양은 “빨리 통일이 되서 북한도 걸어봤으면 좋겠다”라며 참가 소감을 말했다.

리본을 달고 나오는 길엔 평화누리길 1코스 완보 기념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었다. 평화누리길을 걷는 모든 이들은 평화누리길 패스포트를 받을 수 있다. 12개 코스마다 완보 기념 스탬프가 있는데 12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평화누리길 완주증서와 함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스탬프를 찍고 나오면 대명항 함상공원이 나왔다. 드디어 8㎞완주를 마쳤다. 완주 후 완주증 배부와 기념품 김포쌀을 받고 행사가 종료됐다.

박은주(40) 씨는 “남편과 11살, 8살 남매와 함께 걸었는데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또 아이들과 주말에 나들이도 하면서 남북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임하연기자 lf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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