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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불온한 노인들

생활수준의 향상, 의학 및 생명과학의 발달은 장수라는 인류의 소망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수명연장으로 인한 노인인구의 증가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노인범죄의 급속한 증가다. 범죄 유형도 다양화되며 흉악하고 대범해져 강력범죄와 같은 중범죄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온 말도 있다. ‘노인들이 불온해졌다’ 조용히 삶을 관조하는 어르신의 모습 대신 충동에 휩쓸린 탈선과 범죄행각이 심심치 않게 사회문제화 되다 보니 이 같은 냉소적인 표현이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이번 국감 보고에 따르면 2013년 총 7만7261명이었던 만 65세 이상 노인 범죄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총 11만2360명으로 5년새 45.4%가 급증했다. 절도범은 1만1431명으로, 2013년에 비해 2.6배 증가했다. 이어 강력범이 1.7배 증가하며 1808명을 기록했고, 폭력범(2만350명)와 기타(6만3167명)는 1.4배 증가, 지능 범죄는 1만5604명으로 1.2배 증가했다. 그중 작년 남성 노인 범죄는 총 9만539명으로, 여성 2만1821명보다 4.1배 더 많았다. 특히 폭력범의 경우 남성(1만6555명)이 여성(3,795명)보다 4.4배 더 많아 가장 심했다.

노인범죄의 개인적 원인으로는 신체적 기능 저하 등에 따른 우울증과 자신감의 상실, 분노 등이, 사회환경적 원인으로는 노인부양부담 증가에 따른 갈등, 가족과의 불화, 소외, 퇴직으로 인한 수입원 상실 등이 꼽힌다. OECD가 최근 내놓은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 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 노인의 빈곤율은 60.2%로 비교 대상 38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적연금 수급자는 31%밖에 안된다. 평균수명은 80세를 넘겼는데 노후대책이 부실하니 폐지 수집이라도 나서야 한다. 독거노인은 119만 명, 그나마 이들은 몸도 마음도 기댈 곳이 없다. 성장시대 사회에 헌신했던 세대에게 돌아오는 건 냉대뿐인 현실속에 나타나는 일부 노인들의 질풍노도(疾風怒濤). 빠르게 고령화하는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가 아닌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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