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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松시선]말 산업 유감

 

 

 

농식품부는 2011년 제1차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를 통해 그때 당시 3만두의 말 두수를 2016년까지 5만 두 규모로 키우고, 농가 수는 1900호에서 3000호, 승마장수는 300개소에서 500개소, 승마인구는 5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를 통해 1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건전 경마사업을 통해 연간 1조 5천억 원 이상의 국가 및 지방재정 기여를 지속한다는 것이었다.

올 초에 다시 농식품부는 제2차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 계획을 본격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발표된 내역을 살펴보면 당장 앞 골목에 말고기 식당이 생길 것 같고 백화점에 가면 말을 이용한 각종 농산 및 공산 상품들이 진열대를 장식할 것 같다. 그러나 15년 넘게 말을 타고 있는 승마인으로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상당히 낮다.

여기에 그동안 말을 타면서 얻은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볼까 한다. 그럼으로써 승마인구가 조금이나마 증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이고 또 나 혼자 알고 있기에는 정말 아깝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승마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관절에 걱정이 많은 이들에게 아주 적합한 운동이다. 운동은 말이 하고 그 효과는 사람이 얻기 때문이다. 즉, 뛰는 것은 말이고 그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뛰면서 생기는 충격은 전부 말이 흡수하고 사람에게는 전혀 영향이 없다.

둘째, 제대로 된 호연지기를 길러준다.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사람 본성에 숨어 있는 거만한 마음을 충족시켜 준다. 웬만한 말의 등 높이는 평균 1m 50㎝이다. 거기에 사람 앉은키를 더하면 거의 2m 가까이 된다. 이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자만심 충족과 스트레스의 건전한 해소에 이만큼 좋은 것은 없다.

셋째, 자세 교정과 재활에 특효다. 등이 굽은 상태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로 말을 탈 수 없다. 꼿꼿이 등을 편 상태에서만 승마가 가능하다. 그리고 동물을 매개로 한 치료에서 재활이란 말이 붙는 것은 승마밖에 없다. 현재 자격증도 발급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신체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관련 경험자들이 증명하고 있다.

넷째, 승마 보법에 따라 얻는 운동 효과가 매우 여러 가지라는 점이다. 빠른 속도로 걷는 속보와 구보의 운동효과는 말할 것도 없지만 천천히 걷는 평보 같은 경우조차도 내장에 좋다. 헬스클럽에 내장만을 운동시켜주는 기구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지형의 높낮이와 말이 걷는 속도에 따라 내장이 다양하게 움직이는 운동 효과가 있다. 거기에 허리의 전후 운동으로 허리근육 강화는 물론이고 비뇨기과 분야에도 운동 효과가 있다.

다섯째, 집중력 증진에 좋다. 아무리 같은 트랙을 같은 속도로 돌더라도 돌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말은 생물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컨디션에 따라 아무리 기승자의 명령이 같더라도 반응이 항상 같을 수는 없다. 따라서 항상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좋은 승마 효과를 사람들은 모른다. 접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고 또 경험자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를 비롯해 몇 지자체에서 말 보급 운동을 대대적으로 시도했지만 2차에 걸친 말산업 육성에도 불구하고 승마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심에 말을 타고 다닐 수 있는 둘레길을 조성했으면 하는 것이다. 승마는 반드시 넓은 공간이 필요하므로 초기 조성비를 대도시에서는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따라서 교외로 나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나 요즘 전국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둘레길 활용이 한 방법일 수 있다. 일부 구간에 마구간을 설치하고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는 방안이 꺼져가는 승마산업에 서광이 될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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