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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욱’ 하는 마음에…

우리의 뇌중 전두엽은 고차원적인 정신 기능을 처리하는 영역으로서 주의집중, 동기유발, 감정조절, 목적에 맞게 행동하는 능력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만약 전두엽 기능이 저하될 경우 어떻게 될까?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의 표출이 빈번하고, 그 정도가 심할 수 있다고 뇌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된 사건이 있다. 1848년 미국 철도회사 직원이었던 ‘피니스 게이지’는 공사 중 사고로 쇠막대기가 머리를 관통하게 됐다. 다행히 제거 수술과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침착하지 못하고 쉽게 분노를 폭발하였으며 심한 욕을 퍼부어 대는등 성격이 거칠게 변했다. 연구결과 쇠막대기 관통 부위가 전두엽 이었고 그곳의 손상이 그의 성격을 변화 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두엽 이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중 대표적인게 바로 ‘분노조절장애’다. 물론 분노조절장애는 이외에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성격 장애, 전두엽 치매, 유아기 양육 문제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지만 결과는 전두엽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평소보다 분노 조절을 어렵게 하고 쉽게 이상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점에선 공통이다.

순간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의 결과는 끔찍하다. 그리고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에서 보듯 우리 사회 비극의 주범이 되곤 한다.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미수 포함) 914건 가운데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이 357건(39.1%)으로 집계됐다. 분노의 원인이 되는 현실 불만에 의한 살인(44건)까지 포함하면 401건(43.9%)에 달했다. '분노 살인’이 하루 1건꼴로 발생한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와 방화 등 강력범죄 40만 8천36건 중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에 있는 분노조절장애 범죄가 35%(14만 5천754건)에 달한다. 이처럼 데이터만 보면 ‘분노의 숲에 빠진 대한민국’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어느 틈엔가 ‘욱하는…’이 사회의 주요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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