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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알고보니 싱가포르 갑부집 아들!

100% 동양인으로만 캐스팅
파티 등 부자들 모습 휘황찬란
로맨틱 코미디 중 최고 흥행
‘예스마담’ 스타 양자경도 출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장르 : 멜로/로맨스/코미디

감독 : 존 추

출연 :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1993년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에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100% 동양인들로만 캐스팅해 만든 작품이 개봉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잠자는 사자를 깨우지 마라. 사자가 깨어나면 세계가 흔들린다”라는 거창한 문구로 시작한다. 프랑스 영웅 나폴레옹이 1803년 중국을 가리키면서 한 말이다.

중국계 미국인 존 추 감독이 연출하고 주·조연을 모두 동양인 배우들로 기용해 만든 이 영화는 아시아 혹은 중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영화는 중국계 뉴요커인 레이철(콘스탄스 우)이 남자친구 닉(헨리 골딩)의 ‘절친’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갔다가 닉이 싱가포르 최고 갑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하게 그린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레이철이 닉의 부유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펼쳐지는 ‘부의 향연’이다.

싱가포르행 일등석 비행기 안의 모습이나 예비 신랑과 신부가 바다 한가운데 대형 화물선을 띄우고, 섬 하나를 통째 빌려 각각 초호화 파티를 여는 가 하면 극 중 2천억 원대로 설정된 닉 할머니의 저택과 400억 원대 결혼식 장면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온갖 명품을 휘감고 등장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쯤은 돼야 부자’라고 뽐낸다.

‘평범한’ 레이철 눈에는 스케일이나 모든 면에서 ‘미친’ 부자들로 보일 수밖에 없다.

2013년 케빈 콴이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올해 프렌차이즈가 아닌 단독 영화로는 유일하게 북미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0년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 중에서 최고 흥행기록으로, 속편 제작도 예약된 상태다.

홀어머니와 뉴욕에 사는 레이철은 평소 소박하게 살던 남자친구 닉이 사실은 싱가포르 최고 갑부의 아들이자, 싱가포르 여성들 사이에서 최고 신랑감이라는 사실을 알고 당황한다.

상류층 또래 여성들은 레이철을 시기·질투하고, ‘꽃뱀’ 취급하며 괴롭힌다.

닉의 어머니 엘레노어 영(량쯔충) 역시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 레이철은 미국 유명 대학 최연소 경제학과 교수일 정도로 똑똑하고 유능한 여성이지만, 엘레노어 눈에는 그저 가난한 이민자 가정 2세이자, 정체성이 모호한 미국인일 뿐이다. 이들의 지능적인 ‘왕따’에 레이철은 몹시 괴로워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지혜롭게 상황을 타개한다. 자존심과 연인까지 모두 지켜낸 레이철 캐릭터는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닉은 비슷한 집안 여성을 만나 가업을 잇기를 바라는 어머니와 레이철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사랑을 택한다. 영화는 동서양 문화와 사고를 모두 받아들인 젊은 세대와 부와 전통을 대물림하려는 기성세대 간 갈등과 화해 등을 담으며 세대를 아우른다.

개성 강한 조연들도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준다. 한국계 여성 래퍼인 아콰피나는 금발 가발을 쓴 레이철 친구로 등장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인 량쯔충(楊紫瓊.양자경)은 닉 어머니 엘레노어 영으로 출연해 악역이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고 극 중심을 잡는다.

싱가포르의 아름다운 경관과 마리나베이 샌즈 등 관광지가 스크린을 가득 메우며 끊임없이 ‘한번 놀러 오라’고 유혹한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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