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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기업 판로 개척 발벗고 나선 ‘21세기 보부상’

 

 

 

고양 사회적경제기업協 보부상단

소비자들은 패션 쪽은 명품을 사거나 아니면 가성비가 좋은 물품을 주로 선택한다. 하지만 명품을 사기에는 가격이 비싸 부담스럽고, 가성비를 생각하면 개념표출이 어렵다. 이같은 어중간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 한테는 잘 맞는 제품들이 있다. 바로 수공예 제품이다. 수공예 작가들의 제품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 없기에 이런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이런 수공예 제품을 생산하는 작가들이 오히려 판로에 애로를 겪고 있다. 자신들을 홍보하거나 마케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탄생한 게 사회적경제기업 보부상단이다. 보부상단이 속해있는 고양시 사회적경제기업협의회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이 포함된 단체다. 보부상단은 이 곳에서 사회적경제기업 팔로워(판매할수 있는 기회)지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부상단 이기훈 대표는 고양시사회적경제기업협의회 회장도 맡고있다.

고양서 200여개 사회적경제기업 활동
수공예 작가 대부분 경력단절여성들
제품 홍보·판매 애로… 플리마켓 진행
재원 마련 어려워 연 5~10회 운영 그쳐
“지속가능하려면 연 20회 운영해야”

제품 제조 기업 중심 매출 증대 팔걷어
팔로워(판매할 수 있는 기회) 개척 지원
대형할인매장·백화점 등 진출 도모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 최우선 목표

 

 

 

 

 

 

고양시에는 현재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을 합쳐 50여 곳, 협동조합 150개 이상 등 총 200여곳의 사회적경제기업이 활동중이다.

사회적경제협의회는 2008년 구성 됐고, 2010년에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경제로 확대 됐다.

고양시는 그동안 다양한 직업교육을 통해 1천여명의 수공예 작가를 육성했다. 이들 대부분은 경력단절여성이다. 이들 중 협동조합으로 이뤄져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여성도 많다.

보부상단은 이런 경력단절여성들이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진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이들이 팔로워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이기훈 보부상단 대표는 매출을 내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속에 있는 작가들이 독자적인 팔로워를 만들어가기 힘든 점을 고려, 대책방안을 고민한 끝에 플리마켓을 진행했다.

보부상단은 소비자가 플리마켓에서 구매한 제품을 평가, 재구매 의사등을 파악한 다음 조금 더 상시로 팔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협의회는 이기훈 대표가 협의회장을 맡기 전부터 고양시에서 플리마켓을 많이 진행해 오고 있었지만 문제점이 있었다.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운영 주체에 의한 예산만으로 진행된 것.

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경제기업 협의회들의 예산은 회원사들의 회비로 이루어지는 데 회비조차 내기 힘든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플리마켓 운영자체가 힘들었다.

즉, 지속가능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이 대표는 “플리마켓을 한번 여는데 있어 100여만원이 소요된다. 지속가능하려면 연 20회 정도 운영해야하는데 그럴려면 산술적으로 2천만원의 예산이 필요로 한 셈이다. 2천만원의 재원 마련하는 게 매우 어렵다보니 보통 지자체에서 일정부분 예산을 지원 받아 5~10회정도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5~10회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거나 생산하기에는 작은 행사가 되고 또 그렇게 되다보니 기업들이 기존의 제품을 가지고 나오게 되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못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5~10정도의 횟수에 그치면 노점상 수준에 머물게 돼 최소한 연 20회는 플리마켓 운영을 해야한다는 게 보부상단의 주장이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한계도 문제다.

우선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의 20%는 민간이, 80%는 공공기관이 주요 서비스 제공 대상이다.

물론 매출 증대를 위해 팔로워 개척에도 노력중이다. 이 대표 역시 지난 2월 회장에 취임하면서 회원사들의 매출 증대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간시장은 대부분 자신들만의 고유업종에 특화되고,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이 많다. 민간시장에서 버티지 못해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즉, 매출 증대를 위해 민간시장도 잡고, 사회적가치 실현에 동참하면서 사회적경제 시장도 함께 타깃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만큼 민간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경제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80% 이상을 차지하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중인 사회적경제기업은 공공기관 특성 상 이미 전년도에 관련 예산이 책정, 이 대표가 매출 증대 등을 위해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이에 이 대표는 사회적경제기업 중 제품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매출 증대에 나섰다. 일례로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수녀들이 이끌어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 위캔과 같이 자신만의 상품을 개발해 판매토록 유도한 것.

이 대표가 이들을 중심으로 플리마켓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플리마켓으로만 이들을 성장시키기에는 부족함을 느낀 이 대표는 대형할인매장, 백화점 등 진출 하는 것까지 기획해 보부상단을 공모했다.

 

 

 

 

 

 

보부상단은 지향하는 최우선 목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이다.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단순한 장사에서 벗어나 사업을 해야한다는 보부상단의 입장이다. 당일 만들어서 다음 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매출을 분석·기획해 연간 계획을 세워 구체적으로 제품을 어떻게 만들고 물량을 어떻게 정할 것이며 고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 해 사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보부상단은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즐거운 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보부상단이 추구하는 목표다. 소비자들이 단순한 소비형태가 아닌 행사에서 소비하는 것 자체가 놀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부상단의 플리마켓을 주로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화정역은 고양시에서 플리마켓이 자주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덕양구 주민들은 플리마켓이 자주 열리는 곳에 거주하고 있어 이런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재미있어하고 관심도 있어 선입견 없이 우리를 대해준다”고 말했다.

 

 

“자식같은 제품 고장나면 새로 바꿔주니 고객들 만족… 컴플레인 없어요”

이기훈 보부상단 대표

소비자들이 즐거워하는 행사 추구

게임 통해 경품 제공… 단골고객 확보


- 사회경제적기업협의회 회장을 맡게 된 계기.

현재 운영중인 ㈜인더스트리는 마케팅회사이다.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면서 많은 매장에서 영업을 하기 힘들다. 우리회사는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해 주는 곳이다. 그래서 영업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들이 제품을 유통시장에 진출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사회적기업으로 들어왔다. 그러다보니 5년 동안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 5년 간 기획도 하고, 입점도 시켜보니 대기업이든 중견기업이든 보면 각 분야별로 영업팀, 홍보팀, 제품생산팀 등 상당히 세부적이다.

그런데 사회적경제기업은 사장이 직접 영업, 생산, 홍보 등을 하다보니 어떤 특정 채널(유통매장)에 대해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이라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판매하기 쉽지 않다.

물론 기회는 있는데 그 것을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에 맞춰 사회적경제기업이 따라 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팔로워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위해 대표직을 맡고 진행하게 됐다.



- 플리마켓을 진행하다보면 재미있는 일도 많을 것 같다.

플리마켓은 백화점 세일과 같이 많은 고객이 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행사를 해야겠다는 것이 고민된 것 중 한 부분이다. 그래서 자주 뵙고 구매하시는 분들을 기억하려고 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경품을 드린다. 1만원당 1회 기회로 세제, 방향제, 티백, 와인, 식기류 등이 준비 되어있는 경품을 드린다. 우리 행사에 단골고객도 있다. 오실 때마다 10만원 이상씩 구매하는 분도 있는데 우리는 이 분을 사모님이라 부르고 있다. 경품 중 와인은 2~3만원 정도, 세제는 2~3천원 정도 하는 데 와인보다 세제를 좋아한다. 많은 상품이 나와도 ‘세탁세제가 좋다’며 세제를 받아 가곤 한다.



- 컴플레인 같은 것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는가.

▲ 없다고 장담 못하는데 지금까지 컴플레인이 없었다. 판매에 있어서 제품을 구매 후 다시 와서 컴플레인 거는 사람들이 없었다. 왜 그런가 해서 우리 회원사들을 지켜봤다.

수공예 가방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 명품가방을 사더라도 손잡이 부분이 떨어져 나갈 수 가있다. 우리 보부상단의 물건들은 대부분 수공예 품들이고 비싸봐야 4~5만원짜리이다. 비싸다는 것은 뭐냐면 보통 2~3만원이고 자수가 한땀한땀 들어가면 4~5만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봄에 사신 분이 있으신데, 그분이 가방끈이 끊어졌다면서 왔다. 자기가 꼬매서 쓰거나 할 수 있는데 가지고 와서 판매하시는 분께 이게 끊어졌는데 어떻하냐고 물어본다. 그럼 판매하는 사람은 기존 끈을 꼬매서 드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 바꿔드린다. 단골 유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맞는 트렌드, 색, 디자인으로 새로 바꿔주는 것이다. 즉, 그 기업, 그 작가한테는 이 가방 제품하나가 그냥 생산성인 제품이 아니라 자식같은 작품인 것이다. 내 자식이 어디서 고장 나서 오니 빨리 새로 바꿔서 새 생명을 불어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러니 고객들이 엄청 좋아하신다. 이 점이 합리적인 소비 일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잠재력인 것이다. 고객들이 만족하니까.

/글·사진=여원현기자 dudnjsg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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