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실과 지배계급의 잔치는 이처럼 항상 음악과 춤을 곁들여 호화로운 것이었다. '처용무'나 '가면잡기' 등으로 여흥을 돋우었고, 그때마다 담 밖에는 잔치를 구경하려는 강화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몽골군의 침입으로 포로로 잡혀간 사람만 20만 명이 넘고 전국 곳곳이 불에 타서 재가 되었음에도 지배세력이 그렇게 화려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국의 조세가 안전한 해로(海路), 즉 조운로(漕運路)를 거쳐 강화도로 들어와서 라고 한다.
강화도가 고려의 왕도였던 시대에 황룡사의 9층목탑과 대구 구인사의 대장경이 불타버렸다. 그러자 현재 국보 제32호로 지정되어 합천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을 강화도에서 16년간에 걸쳐 다시 만들게 된다. 부처의 힘을 빌려 몽골군을 물리치고자 한 왕실의 고뇌가 역사로 남아있는 곳 또한 강도다.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아 인천시가 '강도(江都), 고려왕릉' 특별전을 오늘부터 12월 9일까지 시립박물관에서 연다고 한다. 모처럼 800여년전으로의 시간여행, 괜찮을듯 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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