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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 살리기 도전! 청년들의 매직 통하다

 

 

 

 

 

이천 옥야촌 청년들

마을공동체


이천시 율면 월포2리 ‘옥야촌마을’
18가구 27명 거주… 대부분 70대 이상

변화 물꼬 튼 귀농 4년차 박준하 대표
작년 마을공동체 공간조성사업 통해
허름했던 마을회관 리모델링
주민들 모여 음악회·바비큐파티 즐겨

청년들 일자리 창출 위해 청년창업 도전
이천 특산품 활용 바비큐·수제맥주 개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각 지역의 시골 마을들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천시 율면 월포2리의 시골마을도 예외는 아니다. 18가구 27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 역시 길어야 10년 후면 없어질 위기다.

이천시 율면에 위치한 월포2리의 마을은 옥야촌마을이라고 불린다. 주민의 80%이상이 70대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인구과소화, 초고령화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는 공동체 활동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공동체 활동이라고 해봐야 어쩌다 한번 명절에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정도다. 그러나 한 청년의 귀농으로 월포2리의 마을은 변하기 시작했다. 바로 박준하 옥야촌 청년들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은 이천시 월포2리 옥야촌 마을로 귀농한 4년 차다. 서울에서 살던 그는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고향인 옥야촌마을에 땅과 집이 있어 쉽게 귀농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귀농하기 전 서울에서 농촌지역개발 컨설팅하는 로컬마스터로 10년 이상 근무했다. 전라도와 강원도 등 농촌 지역이면 찾아다녔던 박 대표다.

현재 그는 경기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 근무해 안성, 여주, 이천, 광주, 가평 등 도농복합이거나 농촌으로 돼 있는 곳을 지자체 협력 사업을 맡아 농촌 활성화,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그가 귀농하면서 마을 공동체활동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경기도가 마을공동체 일환으로 지원하는 공간조성사업을 만나서부터다.

 

 

 

 

 

 

박 대표가 살고 있는 옥야촌마을은 마을회관부터가 아주 허름했다.

이를 지켜본 박 대표는 지역의 공모사업이나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의 다양한 사업 가운데 공간조성사업을 선택했다.

박 대표는 마을공동체 공간조성사업을 통해 지난해 9월 마을회관 공간 리모델링을 마쳤다.

공간조성에 그치지 않았던 박 대표는 마을회관에 마을주민들을 불러 소소한 음악회도 열고, 바비큐파티를 하는 등 활동을 늘려나갔다.

이를 토대로 옥야촌 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즐기며 노는 시간 뿐만 아니라 마을의 미래발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단순 이야기에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기는 변화의 움직임 생겼다.

박 대표는 또 마을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월 마을공동체청년창업에 공모했다. 박 대표를 포함, 옥야촌 마을 청년 2명 등 총 3명이서 마을공동체청년창업에 도전했다.

‘옥야촌 청년들’이 만들어진 것.

이천의 특산품 돼지, 쌀, 복숭아가 이들의 청년창업 아이템이다.

박 대표는 “향후 마을발전을 위해 부모님세대가 농사짓고 키운 것을 젊은 세대들이 한번 색다르게 팔아보고 싶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옥야촌 청년들은 지난 5월에는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에게 사업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 요청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에는 혼자 공모하고 혼자 준비했지만 지금은 공모 했다하면 어르신들이 뭐가 필요하냐, 내가 도와주겠다며 먼저 나선다”고 말했다. 협조요청도 하기 전에 마을 주민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 마을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옥야촌 청년들은 바비큐와 수제맥주도 개발했다. 이천에서 쌀이 많이 나고, 돼지도 많이 키우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옥야촌 청년들은 지난 5월 돼지로 일반 바비큐가 아닌 한국아웃도어바비큐 협회장으로부터 미국 남부식 바비큐를 배웠다.

또 같은 달 성수동의 한 수제맥주 교육 회사에서 쌀로 맥주를 만드는 법을 배워 옥야촌마을만의 쌀맥주를 개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바비큐와 수제맥주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바비큐, 수제맥주 제조에 있어서 옥야촌 청년들만의 일이 아닌 마을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8월 이들이 개발해 만든 바비큐와 수제맥주를 가지고 마을 축제를 가지기도 했다. 마을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식이 더 커진 옥야촌 마을이다.

이러한 성과들로 인해 이천시에서 아름다운농촌만들기 시범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공모에 도전한 게 결국은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행정안정부의 청년공동체활성화지원사업에서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뿐만 아니라 도심 청년들이 귀농·귀촌을 할 때, 농촌 지역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주된 역할이다.

4H라는 농업에 기반한 청년단체 조직이 있다. 각 지역의 농촌 젊은이들이 해당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는 조직이다.

이천시 4H회원은 60여명 정도다. 박 대표는 4H회원 멘토로도 활동, 현재 3명의 멘티에 1대 1로 교육 및 컨설팅을 지원중이다.

박 대표가 컨설팅 중인 멘티 3명은 마을만들기사업, 공동체사업, 체험농장 등을 하고 싶은 청년들이다.

박 대표는 “농림부 공모사업으로 나중에 이 친구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귀농귀촌 교육을 운영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이 멘티들과 또 다르게 준비한 청년공동체 모임은 ‘행앗’이다. 행복씨앗의, 행아웃(놀러가다)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행앗은 이천시 청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이나 공동체활동화사업의 정보 공유과 사업 공모 시 같이 해 볼 계획이다. 이천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함이다.

 

 

 

 

“주민들 공동체의식 살아나면서 마을의 미래발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천”

박준하 옥야촌 청년들 대표

결혼 후 서울서 집 구하기 어려워 귀농

로컬마스터로 10년간 일한 경험 공유

4H회원 멘토로도 활동 3명 컨설팅 중


- 귀농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결정적인 이유는 결혼이다. 4년 전 결혼하게 되면서 서울에서 집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시골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보자는 생각에 귀농하게 됐다. 귀농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살던 지역을 떨치고 시골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전라도, 강원도에서 로컬마스터로 농촌지역개발 컨설팅을 10년 넘게 일하다보니 중심이 없고 남의 일만 해주게돼 나 스스로 마을의 지역 리더가 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그동안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행복과 좋았던 부분을 이 마을에 들어가 공유하고 싶은 맘이 컸다. 귀농에 흔쾌히 동의를 하고, 내조를 잘해준 아내의 도움도 컸다.



-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주민들에 생긴 변화는.

마을 어르신들은 변화없이 수십년을 살아왔다. 1993년에는 범죄없는 마을이라는 현판도 받았다. 이후 지난해까지도 아무런 일도, 변화도 없었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마을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마을의 공동체 활동이라고는 주민들이 명절 등때 모여 식사하고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하는 여행 정도가 전부였다. 사실상 마을을 위한 공동체 활동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공간조성사업 통해서 공동체의식이 살아났고 이 후 청년창업사업에도 공모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마을환경정비를 주민들 스스로 하기 시작했고, 소각장도 없어졌다. 1년에 3번 정도에 그치던 마을 모임도 올해만 20번이 넘었고, 마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우리 마을의 미래를 위한 모델을 찾기위한 벤치마킹을 다녀오기도 했다.

 

 

 

 

 

 


- 어떤 생각으로 공동체활동을 했나.

마을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다. 여러 가지 도전을 하면서도 마을의 미래모습을 상상해왔다. 지금은 1천만~2천만원 소액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내후년에는 5~10억의 사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 마을이 더 발전되고, 공동체문화도 활성 되고, 외부 사람들도 방문하게 된다. 또 이같은 성공 경험을 이천시의 다른 마을로 확산, 이천시가 다 잘살도록 하고 싶다.

이천시의 지역의 개발에 따른 미래 행복을 만들어보고 싶은 꿈도 있다. 이천시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농촌마을 활동가들을 많이 만나고 다른 시에서 하는 정책 사업을 보고 들어 이런 점들을 이천시 발전에 도움이 되게끔 하면 좋겠다. 이천시의 청년공동체가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사진=여원현기자 dudnjsg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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