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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끝까지 다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보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다. 여행으로 잠자리를 며칠 바꾸었더니 그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감기로 며칠간 고생을 했다. 오늘은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분들에게 환절기 건강관리 잘하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평소 스포츠 중계방송 시청을 즐기지 않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우리나라 선수가 뛰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국내 야구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는데 며칠 전에 끝난 플레이오프 5차전은 명승부를 넘어 감동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던 것이 5회를 넘기고 6회에 3점을 먼저 뽑은 넥센은 기세가 살아나는 듯했으나 이내 SK 외국인 선수 로맥에게 동점을 허용하는 3점 홈런으로 원점이 되었다.

기세가 오른 SK는 여세를 몰아 6회가 끝나기 전에 최항의 3점을 쓸어 담는 역전 2루타로 멀찌감치 3:6으로 도망갔다. 게임은 SK가 굳히기를 한듯해 보였고 8회가 마무리될 때는 4:9가 되어 있어 있었다. 9회 초 공격만이 남아있고 5점 차이이니 누가 봐도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였다. 아웃 카운트 세 개만 잡으면 되니 그냥 맥없이 끝날 거란 생각으로 너무 아쉽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9회 초에 나타난 현상은 보는 눈을 의심하게 했다. 끈질기게 붙들고 늘어지는 넥센 선수들은 그냥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며 한 점 한 점 따라붙더니 드디어 박병호 선수에 투런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나 해설자마저 도저히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다며 이런 게임을 보다니 라며, 연실 믿을 수 없다는 말을 해댔다.

나 역시도 믿기지 않는 정황을 보면서 아! 이런 일도 있구나, 야구가 인생과 같다더니 정말 이런 일이 있구나, 투아웃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놔두고 이렇게 반전을 이룰 수 있구나 싶었다. 결국 정규 이닝은 동점으로 끝났고 10회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10회 초에 넥센이 한 점을 얻었으나 10회 말에 김강민 선수는 상대 투수로부터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타석에서 한동민 타자는 백투백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으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SK 선수들에 승리를 축하하지만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별로 관심이 없던 야구경기에서 배운 것이 있어서이다.

다 끝난 게임이나 마찬가지라 보였던 9회에 넥센 선수들이 보여준 끈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절망적이고 누가 봐도 끝났다고 생각할만한 상황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려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으며 나로서는 새로운 희망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부터 넥센 야구팀을 응원하는 팬이 되기로 마음먹었으며 내 삶에 있어서도 이제는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에서 탈피하여 아직은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힘찬 도전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덕분에 새로 추진하는 사업을 정신 바짝 차리고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새롭게 눈을 돌리는 해외 시장에 영어를 모른다고 엉거주춤하기보다는 맨몸으로라도 부딪쳐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이 용기가 만용일지 모르나 내게는 지난 11월 2일에 치러진 프레이오프 5차전을 통해서 얻은 귀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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