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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뚝딱’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어요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 ‘러브하우스’

 

 

 

지역내 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 지원
다양한 사회적기업-자활센터 ‘한마음’

쓰레기더미·해충 등 주거환경 열악
청소·도배·장판 집수리·세탁 등
체계적 지원 필요… 러브하우스 설립
1년도 안돼 22가구 환경개선 서비스

연말까지 4가구 더 추진 목표

주체적인 삶, 지속가능한 노동, 함께하는 성장.

주민과 함께 일자리를 만들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도록 응원하는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의 핵심 기치다.

부천원미지역자활센터는 지난 2008년 8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정 받은 법정 자활사업실시 기관이다.

장기실업이나 불완전한 고용상태에 놓인 저소득 주민들이 근로 능력 향상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곳에 취약계층의 생활환경 개선서비스를 중점 지원하는 마을공동체가 운영 중이다.

바로 센터 최준기 실장이 운영을 맡고 있는 마을공동체 ‘러브하우스’가 주인공이다.

러브하우스는 지역 내 저소득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적 기업과 자활기업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모여 탄생했다.

“지역 내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뚝딱뚝딱’ 사랑의 보금자리 만들어요”란 최 대표의 말이 러브하우스의 모든 걸 설명한다.

최 대표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지역자활센터에서 16년간을 근무한 사회복지 베테랑이다.

그런 그도 사회복지에 대해 “뭐 하나 쉬운게 없다”고 평했다.

우선 지원을 해야할 대상자에 복지적으로 접근하는 자체가 쉽지 않았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인 만큼 상대에 상처를 주지 않고 다가가기 위한 방법론의 어려움이다.

또 청소와 도시락·빵 배달, 출장뷔페 등 병행되는 현장 업무를 주민의 관점에서 추진하는 점도 최 대표에게는 쉬운게 아니었다.

물론, 마을공동체 설립을 통한 다양한 사업 추진 역시 생소하고 어려웠다.

최 대표는 러브하우스 운영 전 청소업종의 자활기업에서 사회 환원 차원으로 간헐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2년여전 지역복지관의 도움 요청으로 청소를 위해 찾은 소외계층 가구는 단순한 청소로 끝날 상황이 아니었다. 집안에 온통 쓰레기가 쌓여이었고, 찌든 때와 해충들이 가득했다.

결국 최 대표는 당시 몸담고 있던 자활기업에 요청한 끝에 쓰레기 더미와 해충들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후 복지관 등으로부터 도움 요청이 지속됐으나 자활기업의 사회환원 차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장을 찾아보면 단순 청소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가구가 많았다.

청소 외에 도배와 장판, 집수리, 이불과 의류 세탁 등이 동반 지원돼야 해당 가구의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었던 것.

이 때부터 최 대표는 조직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 및 해결이 필요하단 계획을 세웠다.

 

 

 

 

러브하우스 탄생의 시초가 된 셈이다.

현재 최 대표의 직장인 지역자활센터가 청소와 관련된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청소·집수리·세탁 등을 주로하는 기업과 연계된 점도 러브하우스가 설립되는 데 한 몫 했다.

최 대표는 올 초부터 지역자활센터와 사업을 통해 연계된 청소업종 기업을 찾아 러스하우스의 취지를 설명, 참여를 이끌어 냈다.

참여 기업은 ㈜크린서비스청, ㈜한결쉐어링, ㈜조은인테리어, ㈜지엔그린, 크린토피아 송내역점 등이다. 이들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구들이 주거환경까지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서 추진하는 협동화 사업에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하는 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서비스를 응모, 선정되기도 했다.

러브하우스는 한 공영방송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명을 따온 이름이다. 이 프로그램은 비위생적이고 좁은 일반인의 주택을 뜯어고쳐 환경을 가족 중심으로 개선하고, 가족 구성원간 친밀도도 보다 향상시켜 감동을 주는 과정을 담았다.

당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던 최 대표에게 이 프로그램은 해체위기의 가족에 대한 좋은 사회복지서비스란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당시 방송에서 만큼 큰 규모의 서비스는 아니나 지역 내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모여 우리 이웃의 러브하우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이같이 명명했다.

러브하우스는 출범 후 채 1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22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시켰다.

첫 주거환경개선은 관내 행정복지센터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해당 가구의 가구주는 성격상 오래전부터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데다 온갖 잡동사니들을 주워와 집안에 쌓아논 상태였다. 가족들이 물건들을 버리려 해도 막무가내로 버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다보니 현관 입구부터 쓰레기로 보이는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집안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한켠에 남겨진 조그마한 공간이 겨우 잠을 청하는 장소의 전부였다.

현장을 본 최 대표는 러브하우스를 꼭 필요로 하는 사례라 판단,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과 총 10명이 투입돼 쓰레기를 모두 제거했다.

쓰레기를 치우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폐기물만 5톤에 달했다.

이후 집안 청소 등 주변환경을 정리하자 겨우 평소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으로 변했다.

한 가구는 집안이 온통 바퀴벌레로 들끓기도 했다. 벽과 이불, 옷가지 등 곳곳이 바퀴벌레 투성이로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케 할 정도였다.

이 가구의 주인은 알코올로 인한 간 경변·척추 협착 등으로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도 병원치료 중으로 집을 정리할 여력이 안되는 상태였다.

해당 가구는 거실겸 주방, 작은방 1개 뿐이었지만 이 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3일이 걸렸다. 세탁 및 집안 청소, 해충 작업, 도배 등에 각각 하루씩이 소요됐다.

최 대표는 “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계층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수급책정과 의료비, 생계비, 차상위 자녀 교복비 등을 지원한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취약계층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지원은 제도적이 아닌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단체가 있을 때만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거환경은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주변 이웃들의 보다 개선된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꾸준히 계획하고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준기 러브하우스 대표

“지속적인 주거환경 개선

지자체의 관심·지원 절실”


- 마을공동체 운영에 어려웠던 점은.

기본적으로 사례를 추천받고, 발굴하는 것은 지역자활센터에서 총괄·진행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청소와 집수리, 원예, 세탁 등 주거환경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은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복지 차원의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기업들 역시 본연의 잡(JOB)이 있다. 일과 봉사활동의 일정을 병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주거환경 서비스를 받을 대상자들도 가능한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이 있다. 이런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 주거환경개선 서비스의 목표는.

3~4명으로 한 팀을 꾸려 하루에 한 집, 연간 총 30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게 목표다. 하지만 현장을 찾아보면 손이 더 많이 가는 가구가 발생한다. 예산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의 예산 지원도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다. 결국 목표 가구수를 하향조정할 처지다. 올해들어 현재까지 22가구의 주거환경을 개선했는데 연말까지 4가구 정도를 더 추진하려 한다.



- 지자체에 바라는 점은.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주거환경이 어려운 집이 많다. 지역자활센터에 많은 도움의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나 그렇지 못하는 가구, 발굴되지 못한 가구들도 있다. 공공이 이같은 부분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본연의 일과 병행하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지속할 의사도 있지만 예산 부문에 있어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역시 경기도를 비롯한 공공에서 관심을 둬야할 부문이다. 지속적인 저소득층의 주거와 위생환경 개선에 보다 체계적인 지자체 지원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글·사진=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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