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1920~33년대 미국에선 온갖 금주 해프닝이 벌어졌다. 술 제조와 수출입을 금지하자 밀주와 밀수가 판을 쳤다. 단속을 피해 몰래 운영되는 술집도 성행했다. 간판 없이 단골들만 받았다. 주차장에서 벨을 울리고 기다리면 문틈으로 확인한 뒤 들여보내는 식이다. 이런 술집은 ‘스피키지(speakeasy)’로 불렸다. 합법적으로 술을 마시러 교회에 가는 사람도 늘었다. 옛 소련도 금주 조치로 보드카 값을 올리고 생산을 줄였다. 그랬더니 알코올 중독이 더 늘었다. 술꾼들이 더 해로운 대용품을 마셨던 것이다. 술을 끊거나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예들이다.

금주령조차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나라는 아마 지구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음주를 줄이기위한 정책들을 쏟아내지만 소용이 없다. 음주로 인한 폐해가 줄어들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중 우리나라는 상위에 속한다. 어제 하루 평균 13명이 술때문에 숨지는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0조원에 육박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거기엔 성인 10명 중 1명 알코올중독,국민 1인당 알코올 연간 소비량 소주 115병, 20대 여성의 경우 10명 중 1명이 고위험 음주자, 청소년의 처음 음주연령은 평균 13.3세 등등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더욱 심각한 것도 있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교통사고의 10.3%(3만3천803명), 살인과 강도, 강간 등 강력 흉악범죄의 30% 이상(1만121명)이 음주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술에 대해 관대하고 과도한 음주 관행도 여전하다. ‘술 마시면 기분이 좋다거나 친목 도모와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비율도 국민의 70%를 넘길 정도로 많다. 사정이 이러하자 어제(13일)보건당국이 주류광고에서 술을 직접 마시는 장면은 물론 술을 마시는 소리도 음주를 유도·자극할 수 있다며 전면 금지하는 규제 강화에 나섰다고 한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주류구매와 음주가 가능한 현실속 이런 고육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궁금하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