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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지방의회, 되풀이되는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

 

6·13지방선거 이후에도 어김없이 지방의원들의 ‘선진지 견학’을 명분으로 한 해외연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늘 그렇듯 논란의 불씨는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벤치마킹이나 의정활동의 연장선이 아니라 단순히 ‘외유성’이라는 데 있다.

제7대 안성시의회도 이같은 ‘대열’에 편승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5명의 의원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6개 도시를 방문하는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일정표에 의하면 공식방문 일정은 단 한 곳,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시청 교육 부서를 찾는 것이다. 이 또한 무슨 이유로 방문했는지 특별히 알려진 내용이 없다.

나머지 일정은 시찰이란 명목의 농장 방문 또는 문화유적지 관광으로 이뤄져 있어 ‘패키지 해외여행’이란 지적이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자칫 해외연수를 빙자한 해외여행에 쏟아붓는 시민혈세가 적지 않게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의회 측은 해외연수 비용 명목의 예산이 올해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혔다. 선진지 견학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된 해외여행을 굳이 제7대 안성시의회도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가며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시의원 5명을 수행하기 위해 공무원이 8명씩이나 따라붙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유럽 2개국 연수에 참여한 시의원들 중 신원주 의장과 안정열 부의장을 빼고는 나머지 송미찬·반인숙·유원형 의원은 초선이다.

백번 양보해서 초선 의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경험 있는 의원들, 특히 의장과 부의장이 해외여행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진지 견학에 동의했다는 자체가 곱씹어 볼 필요성이 있는 대목이다.

시민들을 위한 올바른 의정활동의 길라잡이가 되기보다는 ‘즐기는 방법’부터 가르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해외연수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의정활동을 위해 선거에 나서는 인물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옛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무얼까. 이번 유럽 6개 도시 해외연수는 제7대 안성시의원들, 일부 초선의원들을 탓하기에 앞서 재선 의원들의 앞선 경험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부분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스승이 있어야 바른 제자가 배출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 중 하나일 테니까.

반면 이번 해외연수의 부당성과 시기성을 고려해 불참한 의원들도 있다. 실제로 황진택·유광철·박상순 의원은 이번 해외연수에 참가하지 않았다. 해외연수의 목적은 물론, 순방 도시에서 진행되는 일정의 불투명성 그리고 시기적인 이유 등등이 불참하게된 동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식선에서 벗어나지 않는 바른생각이 곧 의정활동의 기본이 아닐까. 안성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이 올바른 길을 가지 않는다면 안성시정 역시 올바로 서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시의회가 일을 하기 보다 놀기에 바빠서야 되겠는가. 시민들의 의식이 예전과 다름을 선거를 통해 깨닫고, 느꼈을텐데 시의회에 입성한 이후 오히려 이를 망각하는 행동을 보인 셈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 삼아 ‘일하는 안성시의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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