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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상흔 위에 희망의 씨앗이… DMZ의 과거를 만나다

‘NNSC가 본 1950년대 DMZ KOREA’전시회

 

 

 

비무장지대(DMZ),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서 무장이 금지된 지역이나 지대를 말한다. 우리나라엔 1953년 7월 27일에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과 함께 군사분계선이 확정, 남·북 각 2㎞씩 총 4㎞의 비무장지대가 조성됐다. 전쟁의 상흔히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곳. 당초 이곳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정전 65주년 기념 NNSC 전시관 개관
캠프그리브스 내 옛 미군기지가 전시관으로

중립 4개국 기증 사진·소장품 70여점 전시
1950년대 北개성지역·전쟁고아 모습 전해

스위스 파견단 팔러 소령의 도로다리 사진
분단 상징이 ‘통일의 파란다리’ 되길 바라

 

 

 

 

올해 정전 65주년을 기념, 정전의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DMZ 캠프그리브스에 열린 특별 전시관, NNSC(중립국감독위원회) 전시관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1950년대 DMZ의 모습을 생생히 담았다.

경기도 주최, 경기관광공사 주관으로 지난달 27일 문을 연 NNSC 전시관은 ‘NNSC가 본 1950년대 DMZ KOREA’를 주제로 NNSC 박물관은 영구적으로, 상설전시관은 올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전시된다.

지난 9월 19일 군사합의서 이행으로 남·북은 지상·해상·공중에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고, DMZ에도 평화의 기운이 피어올라 이번 전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NNSC가 본 1950년대 DMZ KOREA’ 전시는 판문점내에 NNSC 활동을 수행하는 파견단의 활동을 대중에게 알리고, 사진을 통해 NNSC가 본 시각으로 1950년대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한반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은 전쟁 직후에도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음을 촬영된 사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정전협약 이후 남과 북에 머물며 남북의 전쟁 대치상황을 감독했던 체코·폴란드·스위스·스웨덴 대사관과 국방부, 외교부, 육군 도서관, NNSC 파견단 등을 통해 사진과 소장품 70여 점을 확보해 전시했다.

NNSC 전시관은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그리브스 내에서 개최중이다. 옛 미군기지의 퀀셋 막사, 부사관 숙소 등의 외부를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관으로 변화시켰다.

NNSC는 1953년 7월 27일 한국 정전협정 후 한국 전쟁 휴전 상황을 감시할 목적으로 수립됐다. 한국 전쟁이 공식 종전 선언이 이뤄질 때까지 북측과 남측의 관계를 통제하는 역할이다.

수립 당시 NNSC는 4개의 국가로 구성됐다. 유엔 사령부 측은 스웨덴과 스위스를, 중국 인민지원군과 북한 조선인민국은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선택했다.

현재는 남측에만 스위스와 스웨덴 각 5명씩 남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중 폴란드는 본국에서 NNSC 업무를 수행 중에 있다.

NNSC의 주요 임무는 위장갑 차량, 무기 및 탄약의 반입을 규제하기 위한 감독과 시찰이다. 이와 더불어 휴전 협정 위반 사건이 발생하면 보고 지점에 특별 감시와 시찰 등을 주도했다.

 

 

 

 

이번 전시는 NNSC가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하다.

전시는 캠프그리브스 곳곳에서 총 4개관에 ‘NNSC가 본 1950년대 DMZ KOREA’를 주제로 펼쳐진다.

NNSC전시관은 기획전시관 1관에서 열린다. 과거 미군이 중대사무실로 사용했던 퀀셋 막사를 리모델링했다. 이곳에는 NNSC 및 한국을 주제로 한 물품과 자료가 전시됐다.

전시된 자료는 NNSC 개괄과 역사, NNSC와 관련된 기증품, 관련 영상과 국가별 정전협정 직후 남한과 북한을 촬영한 사진 등이다.

NNSC 4개국은 1950년대 정전협정 이후 촬영한 NNSC 캠프와 검문소 사진을 제공했다. 스위스와 스웨덴에서는 그들이 소장하고 있던 군복과 정전협정 지도 원본, 군사분계선 원본 등의 물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도왔다.

퀀셋 막사는 이전 미군에서 지은 기다란 반원형 모양의 임시 간이 건물이다. 미군은 전쟁이 금방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간이 건물로 지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캠프그리브스 내에 지어진 간이 건물들은 지난 50년간 미군 기지로 사용됐다.

BEQ 1층 1관에서는 ‘체코슬로바키아 중립국 감독위원단이 본 북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정전협정 후 체코슬로바키아 NNSC에서 보낸 파견단이 미션을 수행하며 1953년부터 1956년까지 북한을 촬영한 사진들이다.

그들이 본 북한의 일상을 촬영한 사진인데,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많아 성능 좋은 카메라를 가진 군인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더욱이 당시 고품질 필름이었던 코닥 필름으로 사진촬영을 할 수 있어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전시관엔 1953~1956년 체코슬로바키아 NNSC가 정기적으로 방문한 북한 개성지역의 모습도 담겼다. 사진엔 그네를 타고 노는 아이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들의 모습 등 전쟁 직후 일상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BEQ 1층 2관엔 ‘폴란드로 간 북한 전쟁고아들’ 사진전이 열렸다.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천500여 명의 북한 전쟁고아들의 삶을 다룬 전시다.

폴란드는 북한의 요청으로 1951년 북한 고아 1천500여 명을 받았다. 이후 1959년 북한의 송환요청이 있을 때까지 폴란드는 사명감으로 북한 고아들을 돌봤다.

북한 고아들은 폴란드에서 당시 최고의 의사, 선생님, 보모 등에 의해 양육됐다고 전해진다. 이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모습, 처음 수학여행을 가는 모습, 무용하는 장면 등도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폴란드로 보내졌지만 13세에 백혈병에 걸려 생을 마감한 김귀덕 씨의 이야기가 전시돼 있어 전쟁 이후 약자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BEQ 1층 3관은 ‘THE BLUE BRIDGE - Feeling and Emotions’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열렸다. 이 전시는 NNSC 스위스 파견단 중 한 명인 다니엘 팔러 소령이 촬영한 도보다리 사진이다. 그는 복무 중 밤낮없이 건너다니며 남과 북의 선전방송을 듣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팔러 씨는 65년간 한국에 존재하지만, 한국인들은 건널 수 없는 다리이자 ‘분단의 상징’인 보도다리에서 희망의 싹을 틔운 ‘파란다리’가 되길 바랐다. 언젠간 한국인이 건너가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전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사진을 통해 관람객이 도보다리를 건너며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인 셈.

 

 

 

 

BEQ 전시관은 부사관 숙소 1층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를 통해 1950년대 전쟁 직후 한국에 절망과 비극만이 존재했을 듯하지만 웃음과 희망을 가지고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지난 65년간 판문점에 머물렀고, 현재에도 한국에 남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NNSC 파견단과 국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관계자는 “DMZ에서도 외부로부터 그리고 우리 안에서 자라난 희망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남북회담을 기점으로 DMZ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과거 전망대와 땅굴 등 안보관광 위주였던 DMZ 일원이 새로운 역사와 문화·예술·생태환경프로그램 등의 중심으로 변하는 추세다. 전시 관람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경기관광공사 DMZ 관광사업팀(031-956-8302)으로 문의하면 된다.

/임하연기자 lf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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