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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교육칼럼]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에 대한 대책 필요

 

 

 

11월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이 되는데 구인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들이 몸살을 앓았다. 차출된 교사들은 하루 전인 14일에도 해당 시험장에 출장으로 방문하여 장시간 전달연수를 들어야 하며, 정작 본인들의 수업도 다른 교사에게 교환수업이나 보강처리하고 출장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1박 2일 동안 차출이 되는 것으로 해당학교는 수많은 차출교사로 인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되지 않아 휴업을 하거나 단축수업 등 비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최근, 빈발하는 수험생 민원과 선택 과목 수 증대 등으로 해마다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능 관리 시스템은 과거에 고착되어 감독관 기피 풍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전국의 중등교사 5천32명을 대상(중학교 38.7%, 고등학교 60.1%, 교육청 등 기타 나머지)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 사이에서 수능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풍토가 생겨나게 된 이유는 ‘과도한 심리적 부담 및 체력적 부담’(복수 응답 항목에서 각각 71.8%와 71.5%)인 것으로 나타났고, 3순위인 낮은 감독 수당(28.2%)과의 격차도 상당했다. 통상, 시험 감독 업무는 물론 수험생 소지품 관리 업무까지 포괄하는 1교시당 2~3시간에 이르는 감독관 업무 수행시간 동안 교사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군대 위병에 빗댈 정도로 고정 경직된 기립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감독관이 통상 수능의 4개 교시 중 3개 교시에 투입되고 있는 까닭에 식사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정신적, 신체적 부담을 감내해야 하며, 그런 까닭에 기립성 저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1교시 국어는 80분, 2교시 수학은 100분, 3교시 영어는 70분, 4교시 선택과목은 102분, 5교시 제2외국어·한문은 40분으로 시험 시간이 편성되어 있어, 1·2교시를 연달아 감독하는 교사의 경우는 180분을 서서 감독해야 되며, 3·4교시를 연이어 감독하는 교사는 172분을 감독하는 것으로 감독관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는 처사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실천교육교사모임은 “1순위였던 감독용 키 높이 의자 배치(67.3%) 같은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능 시험의 수혜를 보는 대학의 적극적인 동참(2순위, 63.1%) 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수능이 자격고사라면 고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나 최근의 정시 확대 흐름에서처럼 선발에 방점이 찍혀지게 된다면, 그 수혜를 받는 대학에서도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수능 감독관 관리(차출 및 배정)의 합리화 및 투명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세부 서술형 설문 결과를 보면 수능 주관교의 텃세(중학교 등 타교에서 차출된 교원에게 어려운 업무 일방전가), 연줄 및 연공 서열식으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예비감독관, 서무요원 배정, 버티기 능력에 따른 학교별 감독관 차출 인원(비율) 격차 극심, 허위 진단서 발급에 의한 감독 열외를 거르지 못하는 시스템, 업무 난이도가 낮은 서무요원에게 과다 지급되는 수당 등에 대한 지적이 집중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감독관 경험이 많은 교사는 “수능 감독관 연수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담당 장학관들이 관리 매뉴얼을 그냥 읽어 연수 효과가 낮은 점, 역시 본인들의 면피를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열거해가며 모든 책임을 감독관에게 돌리며 감독관으로 차출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포감을 유발하는 행태 등에 대한 지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과도한 신체적 부담을 경감할 키높이 의자 배치, 연공서열이나 인맥 중심의 감독관 관리 체계 정비, 수능 감독관 연수 내실화, 중장기적으로 수능 관리를 대학과 분담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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