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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스토리가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공부 끝나고 집에 갈 때 타고... 그렇게 타던 열차가 57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났단 말이야. 이 기차를 타고 내 고향, 집에 좀 가보고 싶다고...” 실향민의 기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특히 경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새로움이라는 무기를 들어 자신을 차별화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다른 가게에 없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손님들의 이목을 끌려 하고, 취업을 앞둔 사람도 흔한 자기소개서나 스펙 같은 도토리 키 재기식의 경쟁에서 벗어나려 뭔가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려니 막막할 수도 있겠지만 변례창신(變例創新)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새로운 것은 이전 것의 변용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없다. 어쩌면 더 이상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더간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은 전혀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훔친 것으로 최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져와서 새롭게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다”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실제로 조물주의 창조 능력을 가진 게 아니라 여러 가지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탁월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전의 아이디어들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해서 모두 환영받고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 제아무리 기발하고 새로운 것이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것을 개발해냈다면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것이라고 해서 결코 완전히 새로운 것은 되지 못한다. 즉, 조금 다른 무언가는 될 수 있겠지만 반드시 그것이어야 하는 유일무이한 것은 될 수 없다.

한편, 스토리를 담을 때는 무섭고 슬픈 부정의 스토리보다는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긍정의 스토리가 훨씬 효과적이다. 일본의 한 농부가 개발한 ‘합격사과’는 긍정의 스토리가 지닌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일본의 아오모리현은 사과 재배지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지난 1991년에 태풍이 연달아 덮치는 바람에 수확해야 할 사과의 90%를 잃고 말았다. 모두가 낙담해 있을 때 한 농부가 나섰다. 그는 남아 있는 10%의 사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마을 사람들을 다독였다.

그 농부는 남아 있는 10%의 성한 사과를 바라보며 궁리하던 중에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끝내 살아남은 행운의 사과라는 것을 새삼 떠올렸다. 태풍에도 살아남은 행운의 사과들은 가을 햇살에 탐스럽게 영글어갔다.

대학 입시철이 되자 그 농부는 수확한 사과를 들고 판매에 나섰다. 그가 판 사과는 다른 사과보다 10배가 넘은 비싼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금세 사과는 다 팔리고 말았다. 그 사과의 이름은 ‘합격사과’였다. 모진 태풍에도 살아남은 사과이니 수험생들도 이 사과를 먹으면 시험에 떨어지지 않고 붙을 것이라는 말에 너도나도 산 것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긍정의 마인드와 더불어 스토리를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태풍 피해에 낙담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더라도 ‘합격사과’라는 스토리를 떠올리지 못했더라면 그해 농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스토리를 결합한 덕분에 평범한 사과가 합격을 기원하는 상징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 이제 남북철도 조사착수로 시작해서 남북교류는 통일대박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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