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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기백과 절개 지닌 '마의태자'

왕조교체기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뇌했던 신라의 마지막 태자가 경기도립무용단에 의해 부활한다.
경기도립무용단이 제19회 정기공연으로 오는 22일(금), 23(토) 이틀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치는 창작무용극 '마의태자'는 기존의 허무적이고 패배주의적인 감상에서 벗어나, 마지막까지 고려왕조와 투쟁했다는 새로운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의 기록을 보면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맏아들인 마의태자는 부왕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나라를 받치려하자, '나라의 존망은 하늘에 달렸으니, 먼저 스스로 나라를 지킨 연후에 그만둘 일'이라며 끝까지 싸워 나라를 지키려했다. 그러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자 통곡하며 개골산(금강산)에 들어가 바위에 의지해 삼베옷과 초식으로 일생을 마쳤다.
마의태자 이야기는 1930년대 춘원의 소설 '마의태자'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채 살아가던 그 시대 독자들은 소설 '마의태자'를 읽으며 비운의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해 감상적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춘원의 '마의태자'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세를 체념해버리는 패배주의적 감상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 역사학계의 다양한 연구성과에 의해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뛰어넘는 숨겨진 마의태자의 진면목이 밝혀지고 있다.
경기도립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마의태자'는 삼국사기 기록이나 춘원의 소설에 나오는 비련의 왕자가 아니다. 개골산에 들어가기전 마지막 순간까지 고려왕조와 투쟁한 굳은 기백과 절개를 지닌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좌절하고 고뇌했던 마의태자의 인간적 갈등과 운명적 선택, 투쟁과 이루지 못한 꿈을 우리춤의 역동적 신명과 그윽한 정조가 담긴 무용극으로 풀어낸다. 이와 함께 왕조교체기에 놓인 신라와 고려 두 나라의 역사적 사건과 풍경이 극 속에 자세히 담겨진다.
극의 구성은 이야기 전개보다는 상징과 은유, 비약과 강조 등 모든 극적 표현방식이 작품 곳곳에 동원된다. 극의 흐름에 따라 역동성이 강한 깃발춤과 칼춤, 북춤, 바라춤 등 웅장한 군무가 등장한다. 고뇌나 애잔함이 주가 되는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독무나 2인무가 무대를 메우면서 시종일관 극적 긴장감과 재미가 생동감 있게 이어진다.
이번 공연은 '연인', '황진이' 등을 통해 경기도립무용단과 호흡을 맞춰왔던 홍원기 작가와 김효경 감독이 각각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 마의태자와 낙랑공주역에는 황호재·정은하 커플, 채명신· 구성영 커플이 각각 배역을 맡아 열연한다. (031)230-3242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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