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한국민에게도 기쁨 준 박항서 감독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기쁨을 선사했다. 물론 베트남 국민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모처럼 근심을 잊게 한 시간이었다. 15일(한국 시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말레이시아를 1-0으로 누르고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가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진출했을 때의 분위기외 흡사하다. 우리도 그때 엄청난 환희를 맛보았기 때문에 지금 베트남 국민들의 기쁨이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 환호의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 박감독이 지난해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베트남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박감독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이라는 성적을 내면서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번에 스즈키컵에서 우승함으로써 그의 인기는 하늘까지 치솟았다. 그의 성공이 단순한 운이 아니었음은 그동안의 경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베트남의 언론 봉다는 “베트남이 이번 대회 8경기를 8개팀으로 치렀다”고 칭찬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경기 때마다 다른 전략을 세우고 거기에 맞는 다른 선수들을 출전시켰다는 것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OSEN은 “박 감독은 상대팀 맞춤 전술을 가동했다. 3-4-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지만 8경기에서 모두 다른 모습으로 상대를 당황시켰다. 또 경기마다 다른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고 결정적일 때 교체카드로 분위기를 바꿨다”면서 단순히 운이 좋았던 우승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박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열린 공식기자 회견에서 모든 베트남 국민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진 말은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 달라”는 것이었다. 미안한 얘기지만 외교관 1천명이 베트남에 파견된 들 박 감독만한 외교적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박 감독의 언행은 우리에게도 감동을 줬다. 그래서 이번 결승 2차전을 SBS가 생중계한 것이고 합산 21.9%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이 나타난 것이다. 베트남 경기장과 거리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한 국민들이 많았으리라. 한국-베트남 국민들을 모두 감동시킨 박항서 감독은 영웅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