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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를 말한다. 스페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는 이런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예루살렘에서 순교한 야고보의 유해가 있는 이곳을 향해 9세기부터 순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12세기에는 로마, 예루살렘과 함께 기독교 3대 성지의 하나가 됐다.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의 ‘산티아고 가는 길(카미노 데 산티아고)’이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 길이는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 장 피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803㎞다.

순례의 길이었던 카미노는 16세기 이후 폐허로 변했다가 20세기 말 되살아났다. 그리고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 길을 통해 산티아고를 방문한 뒤 카미노 전체가 유럽 문화유산 1호로 지정되자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매년 60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으며 세계적인 도보여행길로 자리잡았다. 경제효과만도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엔 길 외엔 아무 것도 없다. 배낭을 짊어진 채 하루 20㎞이상 걷다 보면 자신과 세상 모두를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세계인들이 산티아고를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길이 여럿있다. 대표적인것이 2012년 완성된 ‘제주 올레길’, 그리고 한반도 남단의 4면을 에워싸는 4500㎞의 ‘코리아 둘레길’ 등등. 이런 가운데 정부가 DMZ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하는 도보여행 길을 만들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비 200억 원, 지방비 86억 원 등 총 286억 원을 투입해 인천 강화군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456㎞에 달하는 DMZ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판 산티아고길’을 지향하는 이 길에는 가칭 ‘DMZ, 통일을 여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국민 공모를 통해 브랜드를 확정한다고 한다. 분단의 방황을 끝내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세계적 순례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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