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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맞다간 죽을수 있겠다 생각”

쇼트트랙 심석희, 눈물의 법정진술
조재범 전 코치 항소심 재판 출석
“외상후 스트레스 정신과 치료중
강력 형사처벌로 경종 울려주길”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한국체대) 선수가 자신을 폭행한 혐의(상습상해)로 구속 수감 중인 조재범(37)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17일 수원지법 법정동 108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한 심 선수는 발언에 앞서 잠시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지 못했다.

심 선수는 법정 출석에 앞서 법원에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스케이트날을 정비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도록 하거나 폭행, 폭언을 일삼았다. 폭행사건으로 징계받고 대표팀에서 퇴출되고도 경기장에 몰래 잠임해 해당 선수를 코치했다. 엄정한 법의 범위에서 강력하게 처벌해 체육계나 교육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심 선수는 다소 진정되자 “피고인과 마주친다는 생각에 두려워 법정에 나올 엄두도 못 냈다. 그래도 진실이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섰다”고 입을 열었다.

심 선수는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0일을 남겨 둔 시점에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훈련 동안 코치가 손으로 내 머리를 세게 쳐 뇌진탕이 있었고 결국 평창에서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로 현재는 정신과 치료 중이며 다시는 조씨가 이같은 범죄를 일으키지 않도록 강력한 형사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 전 코치는 “석달동안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함께했던 심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27년간 빙판 위에 있었다. 근데 전부 상처로 얼룩진 나의 역사가 됐다. 모든 걸 되돌리고 싶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악의가 아닌 기량을 끌어올려주기 위해 택한 폭행이 결코 잘못된 행동인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심 선수 눈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저로 인해 상처받은 가족분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며 진술을 마쳤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4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조 전 코치는 올림픽을 앞둔 올해 1월 중순쯤 훈련과정에서 심씨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9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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