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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갑질 그리고 사람의 몫

 

 

 

말은 많은데 진실한 의미가 담겨져 있지 않고 웅변은 화려한데 설득력이 없고 토론은 많은데 명쾌한 해답이 없고 약속은 많은데 신뢰성을 찾기 힘들고 지도자는 많은데 좋은 지도자를 찾기 힘든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복잡하고 짧은 시간에 거쳐 다변화하는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자신의 모습과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수직, 수평적 관계 가운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어울림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서로의 도움 속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 그리고 가치를 실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관계의 근본이라는 신뢰와 도움이 상부상조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지기보다 힘의 균형에 따라 형성 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 중에는 ‘권력, 돈, 그리고 자리’라는 것이 있다.

첫째 권력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 된 힘’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권력이 주어지는 절차와 방식이 본인 혼자의 노력과 절대적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절차를 거쳐 주어지되 사람들의 인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은 ‘남’에 의해 주어진 권력으로 ‘남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정당하게 행사되는 것은 옳은 일이고 그 힘이 옳지 않게 행사되는 것은 남용이라고 표현한다.

남들이 모여서 권력의 힘을 쥐어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자기 뜻대로 행사하라는 것이 아니고 즉, 우리를 위해 바르게 일을 해 달라는 책임을 지워준 것 인데 본인이 잘나고 똑똑해서 쟁취한 힘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돈이라는 것인데 금수저의 복을 타고났던지 자신의 역량으로 인해 자수성가를 했던지 남보다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남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되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딱히 정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의 힘을 가지고 상대를 업신여기고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 자신이 가진 돈의 힘에 의해 남의 인격을 짓밟고 옳지 않은 언행을 자행하는데 우리 사회는 이를 일컬어 ‘갑질’이라고 한다.

갑질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과 더불어 사회적 뭇매를 맞게 되는 것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이분법적인 잣대와 더불어 돈이라는 힘으로 타인에게 비인격적 언행을 하기 때문이다.

돈과 인격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도 돈이 있는 비인격적인 사람보다 돈은 없지만 인격적인 사람의 삶이 훨씬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은 돈은 인격과 품위와는 구분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자리에 대한 부분이다.

어디에든 윗자리와 아랫자리 그리고 마른자리와 진자리가 있다.

더러는 그것이 계급이나 직급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또 역할에 대한 우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제는 공식적이든 사회적으로 주어진 그 자리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 권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더러는 그 자리가 권력이 되고 돈이 되고 권리가 되어 갑질의 행태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귤이 회수를 넘어오면 탱자가 된다는 옛글이 있다. 과연 우리 사회의 정치인, 기업인, 공직자, 그리고 가진 자들의 회수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되어야 할까.

생각건대 회수는 당사자의 주관적 사고와 시선 그리고 자신이 지닌 가치관의 그릇이라 여겨진다.

이유야 어떻든 가진 자로서 보기 좋은 그릇, 깨끗하고 실용적인 그릇 그리고 그릇은 각양의 용도가 있고 쓰임에 대한 연한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 해가 바뀌는 시점이다. 우리 모두는 가진 자로서 자신의 용도와 쓰임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 돌아보고 새로운 해에는 그 몫을 바르게 감당하자고 다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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