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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松시선]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

 

햄릿에서 여자를 약한 자로 묘사했지만 몇몇 스포츠 분야에서는 남자는 여자보다 별로 우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얼른 떠오르는 것이 골프와 양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승마다. 골프나 양궁처럼 국내외 무대에서 통계적으로 나온 자료는 아니고 순전히 내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남자들은 그까짓 말을 못 타느냐고 처음부터 큰소리를 친다. 그러나 막상 말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경우가 여자보다 많다. 사실 말에 오르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고소공포증이 없더라도 말 위에 앉으면 우선 겁부터 나게 마련이다. 설상가상으로 말은 자신이 태운 사람이 초보자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아차린다. 말은 사람이 겁에 질렸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냄새를 맡는다고 한다. 카리스마를 상실한 기승자는 이미 말과의 기싸움에서 진 것이다. 그러면 즐거운 승마는 이미 물 건너 간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앉은 키에 말 등의 높이가 더해지니 그 높이는 평균 2m 이상은 된다. 자신의 키와 별로 차이가 안 나지만 막상 올라 앉으면 이게 만만치가 않다. 거기다가 내 마음대로 제어가 안 된다. 끈 하나로 그 덩치 큰 말을 움직여야 하니 보통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은 순전히 내 느낌일 뿐이지만 승마 성공률은 남자보다 여자가, 여자 중에서도 아줌마가 높다. 아마 아줌마 특유의 끈질긴 그 무언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수컷 사마귀나 호랑거미가 교미 후 암컷에게 잡아먹혀 튼튼한 새끼를 낳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요행히 수컷이 잡아먹히지 않은 경우의 새끼들과 비교해 봤더니 잡아먹힌 쪽의 새끼가 월등히 건강하고 오래 살고 더 큰 알을 낳는 새끼가 되더라는 슬픈 연구 결과가 있다. 사마귀는 교미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암컷이 무시무시한 갈퀴손과 억센 턱으로 수컷의 대가리를 우적우적 씹어 먹기 시작한다. 어떤 종의 거미 수컷은 크기가 암컷의 수십 분의 일에 불과해 암컷이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교미를 끝낸 후 사정이 이뤄지자마자 죽기 살기로 도망을 친다.

진딧물은 원래 수컷이 없는 암컷들만의 세계다. 암컷이 암컷을 낳고 그 딸이 또 딸을 낳는다. 수정란이 아니라 바로 새끼를 낳아 버리는 단순한 방식이다. 암컷들은 수컷이 필요없다. 그런데 가을이 오고 기온이 슬슬 내려가기 시작하면 암컷은 수컷을 만들어 낸다. 추운 겨울 동안 새끼로 태어난 암컷이 견디질 못하니까 수정란을 만들어 겨울을 나려는 목적이다. 막에 싸여 있는 알은 새끼보다 훨씬 겨울 추위에 강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더 많이 태어나지만 남자 아이는 여자보다 질병에 약해 사망률이 높아서 남녀 비율이 점점 비등해져 20세가 되면 남녀의 비율이 같아진다고 한다. 그 후로는 여자의 인구가 남자보다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여자는 조난이나 참사를 당해도 남자보다 살아남는 확률이 높고 악천후를 이겨내는 능력도 남자보다 강하다고 한다. 또 추위에 약한 것처럼 행동을 하지만 여자들은 피하지방층이 두꺼워서 추위를 남자보다 더 잘 견딘다. 의학교과서에는 인간이 혈액의 3분의 1을 잃으면 사망한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 의학박사 와다나베 준이치(渡邊 淳一)는 그런 현상은 남자에게만 해당된다고 한다. 남자는 혈액의 3분의 1을 잃으면 사망하지만 여자는 혈액의 반을 잃어도 꼭 사망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보면 남자는 여자보다 근육양만 많지 그 이외 분야에서 우월성을 따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요즘 난 집사람에게 잘하려고 애를 쓴다. 더더욱 여자의 위력(?)을 알고 난 후부터는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게 안 된다. 평생 굳어진 버릇이 쉽게 고쳐지질 않는다. 아, 진작 깨달았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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