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옷 입는 특례시, 광역시급 행정서비스 UP… 재원 분권 관건
맞춤옷 입는 특례시, 광역시급 행정서비스 UP… 재원 분권 관건
  • 안직수 기자
  • 승인 2019.01.01 19:11
  • 댓글 0
  •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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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제안… 용인·고양·창원시 동참
작년 9월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 출범
행안부 ‘지방자치법 개정안’ 포함 성과

올 초 국회 통과되면 1년간 유예기간
자치행정·재정 폭넓은 재량권 인정
취득세 전환 등 예산확보 중요 과제

 

‘특례시 실현’ 꿈 활짝

성인 남녀와 어린이가 함께 식당을 찾았다.

그리고 같은 양의 음식을 받았다. 과연 평등할까?

마찬가지로 인구 10만명의 도시와 50만명, 100만명의 도시에 같은 행정권한을 부여한다면 두 도시 시민들이 받는 혜택이 공평할까.

특례시에 대한 고민은 인구 100만 이상 광역시급 규모로 성장한 대도시에서 특수한 행정수요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사무 등 다양한 분야의 차이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인구 100만명이 넘어선 수원시와 고양시, 용인시, 창원시를 중심으로 특례시 지정 운동이 강하게 불었다.

그 결과 10월 30일 ‘제6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행안부 장관이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대도시에 대한 특례를 입법예고했다.

올해 초 국회에서 관련 법률안이 통과되면 수원시 등은 특례시의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특례시 제도 전반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특례시 제도 제안에서 도입까지

특례시 제도를 처음 제안한 곳은 수원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일본 지방자치법 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구 50만 및 100만 이상 대도시에는 그에 걸맞는 재정·사무를 적용할 것을 제시하며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민선 5기에서 시작된 특례시 제정 움직임은 지난 6월 민선 7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수원시 뿐 아니라 용인시, 고양시, 창원시가 함께 동참했다.

100만 이상의 도시일 경우 광역시로 승격이 가능하지만 경기도는 수원과 고양, 용인이 광역시로 승격되면 ‘알맹이 없는’ 광역도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 중간의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특례시다.

2017년 12월말 기준 인구로 볼때 수원 124만, 고양 105만, 용인 102만, 창원 109만명을 넘었다. 같은 기간 울산광역시 인구는 118만명이지만 광역시 적용을 받아 행정인력과 제도추진, 재정운영에서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 수원시가 2천987명, 울산시 6천66명이며, 재정규모는 수원이 2조7천293억, 울산 5조8천618억원으로 차이가 났다. 이 중 주민 1인당 사회복지 세출액은 수원 68만원, 울산 145만원으로 두배가 넘는 차이가 났다.

도시별로 적용되는 획일적 제도로 인한 시민들의 간접적 피해도 적지 않았다. 실예로 각종 복지제도 지원 근거로 활용되는 수급권자 주거용재산 한도액이 광역시는 1억원인데 비해 중소도시에 포함된 수원ㆍ고양ㆍ용인 등은 6천800만원, 농어촌은 3천800만원을 인정했다. 실제 주택과 토지가격은 수원과 서울이 큰 차이가 없지만, 이런 기준에 적용받다보니 “사회복지 혜택을 받으려면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특례시 추진을 위해 지난해 8월 고양·용인·수원ㆍ창원시 4개 대도시가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하고 특례시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염태영 시장을 비롯한 4개 대도시 시장은 8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 실현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특례시 입법화를 위한 공동건의문’을 청와대와 자치분권위원회, 국회, 행정안전부에 전달했다.

 

9월에는 창원시청 시민홀에서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허성무 창원시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 출범식을 열고 ▲특례시 신설 법적 지위 확보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 권한 확보 ▲중앙부처와 광역·기초 정부 설득으로 협력 강화 ▲시민 교육·홍보 활동으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등 사업을 추진했다.

꾸준한 노력의 결과, 행정안전부가 10월30일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에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난 12월 24일 입법예고를 마치고 국무회의를 거쳐 올해 초 국회에 상정 예정이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1년간 유예기간이 설정되며, 각 지자체는 그 기간에 특례시 지정에 따른 각종 행정 및 사무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해야 할 특례시 과제는

특례시는 일반 시와는 달리 조직·재정·인사·도시계획 등 자치 행정과 재정 분야에서 폭넓은 재량권과 특례를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권한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례시가 특별시, 광역시와 달리 광역자치단체인 도와 행정이 분리되지는 않지만, 위임사무는 도가 아닌 중앙정부의 특별한 지시와 감독을 받고, 재정 및 인사권에서 해당 시가 독자적인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시보다 고도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10조에 범위가 규정되어 있으며 주택건설, 도시계획, 도시재개발, 지적 등 다양한 범위에서 설정되어 있다.

또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서는 이 특례를 적용하는 사무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인건비 설정 방법도 바꾸며, 지방채 발행 등 재정자율성도 확대시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일반구를 설치함으로써 도시 내의 지역적 업무분담과 행정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

특정분야의 업무를 전담하는 부단체장도 둘 수 있다. 또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자체 연구원 설립 권한 등이 주어진다.

수원시는 “특례시가 되면 도시 위상이 높아져 국가예산 확보 활동도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복지를 예로 들때 긴급주거비 지원사업 기준이 현재 25만3천원에서 광역시 38만 7천원 수준으로 향상되야 하며, 수급권자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또 행정인원 증가에 따른 인건비 등 충원도 뒤따라야 한다.

보통교부세 상향 등 국가재정 지원 확대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광역시에 버금가는 재정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에서 사용하는 세금 항목 중 얼마나 특례시로 배분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방세법상 취득세, 레저세, 지방소비세 등은 도세로 규정돼 있어 취득세, 레저세, 등록면허세, 지방소비세, 지방교육세, 담배소비세, 자동차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다수의 사업이 국비, 도비, 시비 매칭으로 진행되고 있어 분야별로 이에 대한 조정이 이뤄져야 진정한 특례시로 역할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원 등 4개 대도시는 특례시 도입에 따라 처리해야 할 사무가 늘고 인원도 확충되는 만큼 취득세 전환 등 재원 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직수기자 jsahn@

 

 

자치분권 개헌 마중물 역할 특례시 성과 잘 만들어낼 것

|인터뷰| 염 태 영 수원시장


“특례시는 자치분권과 자치분권형 개헌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입니다. 수원과 창원, 용인, 고양 4개 도시의 440만 시민과 시민사회, 지방의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힘을 모아 이룬 특례시 성과를 잘 만들어 내겠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특례시 지정은 2012년부터 추진해온 사안으로, 7년 전 수원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입법 발의 했지만 정부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해 추진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치분권에 대해 고민을 같이했던 사람들이 앞장서고, 4개 도시가 힘을 합치면서 이번 결실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염 시장은 “우선은 진보적인 성과로, 앞으로 중앙정부에서 행정적·재정적 권한을 얼마만큼 위임해 줄 것인가가 과제”라며 “우리는 광역이 모든 일을 선도하고, 지자체는 거기에 맞추는 방식의 행정을 택하고 있는데 대도시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울산과 수원을 비교할 때 수원이 인구도 더 많고, 인프라, 인적 자원 다 충분하지만 도시발전을 위한 제대로 된 권한은 없다는 게 일반의 분석이다.

염태영 시장은 “특례시로 지정되면 늘어나는 권한만큼 책임있게 시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게감이 크다.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며 “2019년 시민들이 더욱 행복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시정을 살피겠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도움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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