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1980년대 소련 청춘들의 음악 탈출구 ‘빅토르 최’… 그를 그리며

러시아 록 선구자 키노 리드보컬
한국계로 28세에 사고로 사망

뮤지컬과 뮤비 보듯 몽환적 연출
2018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레토

장르 : 드라마

감독 :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출연 : 유태오, 로만 빌릭,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지난 해 열풍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의 뒤를 이을 음악 영화가 새해 벽두부터 관객들을 찾아간다.

이번에는 한국계 록커가 주인공인다.

새벽을 깨우는 한 줄기 빛이 보일 듯 말 듯 했던 1980년대 소련 젊은이의 숨을 틔워준 록 그룹이 있었다.

러시아 록 선구자로 불리는 ‘키노’다. 그리고 키노 리드 보컬은 28살 나이로 요절한 한국계 소련인 ‘빅토르 최’였다.

연출을 맡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공산당 치하에서 암울한 구소련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컬러를 버리고 흑백 화면을 택했다.

영화는 빅토르 최의 음악적 멘토 ‘마이크’가 이끄는 밴드 ‘주파크’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 장면으로 시작한다.

구소련 젊은이들은 어떻게든 주파크 공연을 보기 위해 레닌그라드의 유일한 합법 록 공연장인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 숨어든다.

그러나 록 공연을 보면서도 당 지도원의 감시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것은 물론 머리조차 흔들지 못한다.

공연이 끝나고 회의에 사로잡힌 마이크 앞에 검은 머리 청년 ‘빅토르’가 나타난다.

마이크는 한눈에 빅토르의 재능을 알아보고 음악적 교류를 나누고 레닌그라드 록 클럽 공연도 주선하지만 반항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음악으로 무대에 오를 수 없기에 ‘코미디 밴드’라고 둘러대고 검열을 통과한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영화 곳곳에 ‘키노’와 ‘주파크’의 음악은 물론 ‘토킹 헤즈’, ‘이기팝’, ‘루 리드’ 등 러시아 록에 영향을 준 서구 음악을 배치했다.

음악이 흐르면 흑백 화면은 컬러로 전환한다. 감독은 마치 뮤직비디오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연출로 관객을 몽환적인 세계로 이끈다.

빅토르 최를 연기한 배우 유태오는 2천 대 1 경쟁을 뚫고 배역을 따냈다.

마이크 역을 맡은 로만 빌릭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민 록 밴드 ‘즈베리’(ZVERI) 리더로 활동 중인 뮤지션으로 이 작품이 배우 데뷔작이다.

빅토르 최는 구소련이 해체되기 불과 1년 전인 1990년 8월 15일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이후 러시아 곳곳에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고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거리’에는 ‘빅토르 최 추모의 벽’이 생겼다.

/정민수기자 jms@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