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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백년을 살아보니

스무 살에 몰랐던 것을 서른이 넘으면 알게 될 때가 있다. 마흔을 넘기면 인생이 또 달리 보인다. 만약 백년을 산다면 인생은 또 우리에게 어떤 무늬로 그려질까? 그 지혜를 미리 안다면 우리 삶이 조금 더 향기로워질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모든 것은 원하는 사람도 있고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행복은 누구나 원한다.” 모두가 긍정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행복은 어떤 것인가, 라고 물으면 같은 대답은 없어진다. 삶처럼 행복도 모든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대형 베스트셀러 ‘영원과 사랑의 대화’의 저자이자 지금도 ‘영원한 현역’으로 불리는 김형석 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가 요즘 화두다. 90의 언덕에서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을 100세 시대를 맞아 미래가 막막한 인생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준다고 해서다.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물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과제들, 그리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까지,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삶의 지혜를 제시하고 있어 이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도 올랐다. 지난 3년간 60대 이상의 공공도서관 이용자가 가장 많이 빌려 본 책으로도 유명하다.

이책이 우리 시대의 철학자 김교수가 올해 백수(白壽)가 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잘 알다시피 김 교수는 일본 조치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다. 1980년대 초까지 연세대에서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그가 펴낸 수많은 철학산책 명 저서들은 우리네 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곤 했다.그야말로 서정적 문체의 힘을 보여주는 현자였다.

지금도 연 160회 이상 특강에 나서는 그는 평소 행복에 대해 이렇게 정의 한다. “돌이켜보면 힘든 과정이었지만,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데 90년이 넘게 걸렸다고….”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밝힌 노철학자의 고백은 쓸쓸하지만 새해 아름다운 울림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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