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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안 올려도 일상이 행복하더군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들 그림 엮어
일러스트레이터 감수성 표현
SNS중독인들에 작은 울림 전해

 

 

 

학교에서, 알바에서, 직장에서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 오늘도 고생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사고, 어딘가를 가고, 누군가와 함께하려 한다.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는 것은 이제 한때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니라 ‘소비는 확실한 행복을 준다’의 줄임말에 가까운 ‘소확행’이 우리를 진짜 행복하게 만들고 있긴 한 걸까.

붙여넣기라도 한 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면서 인스타그램 피드 속 사람들처럼 매일같이 맛집을 가고, 명품을 사고, 여행을 떠나는 건 불가능한 일인데, 우리는 왜 그래야만 행복하다고 믿고 있는 걸까.

사람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부단히 움직인다.

유명한 맛집 앞에 길게 줄을 서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맛을 보고, 좋은 카페가 있다는 소식에 먼 거리를 감수하고 발걸음을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민주(@mugung.hwa)의 그림은 환상적이거나 화려하지 않다.

그저 햇볕이 나른한 오후에 꾸벅꾸벅 졸고, 허전함을 느끼는 날엔 카페 라테에 바닐라 시럽을 추가하고, 덥디더운 여름에 차가운 방바닥에 누워 있는 장면들, 사소하지만 시시하지 않은 행복의 순간들을 수집해 색연필로 꼼꼼히 칠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림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무엇을 사고, 어딜 가야만 행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일상 속의 이 기분,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와 같은 댓글이 달리면서 순식간에 팔로워 수가 수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그림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깊은 사랑을 표했던 그림을 고르고 골랐다.

그리고 편지 말미에 ‘P.S’를 덧붙이듯 글을 하나씩 붙이기 시작했다.

차곡차곡 쌓인 그녀의 글과 그림이 말하는 행복이란 너무나 사소해서 사진으로 남길 수도 없고, 남에게 증명할 필요 없는 오롯이 나만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스마트폰을 내려두게 하고, 우리를 다시금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SNS 해독’ 에세이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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