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언더핸드 투수에서 투수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다가 KT 위즈에서 첫 사령탑에 오른 이강철 감독(사진)이 팀 마운드를 전면 재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시즌 29홈런 ‘괴력’으로 신인왕을 거머쥔 타자 강백호의 투수 전향 혹은 겸업 가능성도 열어놨을 정도다.
이 감독은 7일 “투수진에서 정해진 것은 외국인 투수 두 명과 이대은 정도다. 선발투수인 고영표도 곧 입대하기 때문에 새 판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2018시즌을 10개 팀 중 9위로 마쳐 창단 이후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구단은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 감독이 조범현, 김진욱 전임 감독을 이어 KT의 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10년 연속 10승 및 100탈삼진을 기록한 KBO 최정상의 언더핸드 투수 출신이다.
2005년 은퇴 이후에는 KIA 타이거즈 2군 투수코치, 1군 투수코치,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수석코치, 두산 베어스 2군 감독과 수석코치를 지내며 지도자로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감독은 “KT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팀이기에, 팀을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을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팀 컬러와 틀을 짜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감독은 그러나 아직 KT 선수단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오는 29일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 면면을 점검하고 팀의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이 감독은 “특히 투수 체계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강백호의 투수 전향 전망도 솔솔 나오고 있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강타자 포수 겸 투수로 활약하던 특급 유망주다.
김진욱 전임 감독은 강백호의 탁월한 타격 재능에 반해 외야수라는 새로운 포지션을 부여하면서까지 그를 타자로 키웠다.
그러나 강백호는 올스타전에서 이벤트성으로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 강속구를 선보이는 등 투수 재능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투수 가능성에 대해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데 뭐가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 아니겠냐”며 “잘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슈를 만들 필요도 있다”며 강백호가 투수로 나올 경우의 ‘흥행 효과’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누구를 어떻게 기용할지 생각 중이다. 선수들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 딱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더 중요한 것은 엄상백, 주권, 김민 등 KT의 수많은 투수 유망주들의 기량을 꽃피우게 하는 것이다.
이 감독은 “어느 팀이나 자원은 많다. 그 투수들이 어떻게 정착하도록 할지가 중요하다. 캠프에서 정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감독은 타격에서도 파워, 기본기, 출루율, 득점권 타율 등 팀 색깔을 잘 파악해서 KT만의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취임식에서 이 감독은 ‘5강’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수들에게 큰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