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체육계 성폭력 막을 법·제도 개선 필요
[사설]체육계 성폭력 막을 법·제도 개선 필요
  • 경기신문
  • 승인 2019.01.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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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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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 코치는 심석희 등 수 4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 지난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그런데 심석희는 조 전코치가 폭언·폭행에 이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한 달여 전까지 4년간 성폭행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초등학교 때부터 지도한, 그야말로 혈육 같은 관계였을 텐데 어떻게 폭행 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일삼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석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전 코치는 인성을 상실한 금수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심석희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빙상인으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체육계에서는 지도자들에 의한 여자 선수 성폭행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유도유망주 신유용 씨는 고1이 되던 2011년부터 코치로부터 20여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코치를 고소했다.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한 서강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정용철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선수들이 심각한 수준의 성폭행이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코치들이 술을 마시면서 ‘나는 룸살롱에 안가. 여자 선수들이 있잖아’라고 말하는 걸 목격한 선수들의 증언도 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재발을 방지하고, 선수들이 지도자들을 믿으며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가대표 선수·지도자를 관리 감독하는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체부는 성추행·성폭행 가해자를 체육계에서 영구제명하고 해외 취업도 차단하는 등의 한층 강화한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30여 년 동안 300명이 넘는 여자 체조선수들을 성추행·성폭행한 주치의 나사르가 2018년 1월엔 최고 175년형을, 2월 판결에선 최대 125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폭행과 성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조재범 코치를 강력처벌 해주세요’라는 게시물에는 14일 오전 11시 현재 26만여명이 참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10일 심석희 사건을 계기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체육계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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