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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천 가족 자살 기도, 복지 체계 돌아볼때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부천에서 일가족 3명이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 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다. 번개탄을 판매한 마트 주인의 슬기로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안도하며 그의 선행을 칭찬하고 있다. 아울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가족의 사정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 가정을 돕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부천의 60대 마트 주인은 평소에 안면이 있는 부부가 어두운 표정으로 번개탄 4장을 사가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부부는 캠핑 가서 쓸 거라고 했지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마트를 자주 이용했고 주인과 말을 나누기도 했다는데 딸을 애지중지 키우며 열심히 살려고 했다고 한다. “살기 힘들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데 우리나라는 도움 주는 곳이 없다”라는 하소연도 들었다는 것이다. 불길한 예감이 든 마트 주인은 포인트 적립용으로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고객 명단에서 부부의 집 주소를 찾아 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그의 예감은 맞았다. 긴급 출동한 경찰과 119 구조대가 부부의 집에 가보니 부부와 9살 된 딸 등 일가족 3명이 연기에 질식돼 쓰러져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집안 내부 현관문 틈이 테이프로 막혀있었고 다량의 수면제도 발견되는 등 정황상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가족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한 신고보다는 이 가족에 관심을 더 기울이고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 나도 도울 게 있으면 돕겠다”는 마트 주인의 말이 고맙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 가족에게 힘을 내라는 성원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재기할 수 있도록 돕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어떤 누리꾼은 자신도 13년 전 남편의 사업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딸아이를 데리고 죽을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 “힘든 상황을 걸어가다 보니 어쨌든 그 또한 지나가더라”며 위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옆에서 도와 줘야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살려만 놓는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라며 모금운동을 제안했다. “의원이란 자들은 해외연수 핑계 삼아 수 천 만원 들여 놀러 다니기나 하고…”라는 날 선 댓글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생계를 위해 마지막 지푸라기는 잡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적극 공감한다. 우리나라의 복지체계를 다시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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