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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부부 행복을 위한 성장

 

 

 

우리는 변화를 기대한다. 변화한다면 삶이 더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부부로 살면서 배우자가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부부 관계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변화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부부 갈등은 자녀교육 문제, 생활방식, 경제적 문제, 배우자 원가족과의 관계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갈등은 배우자의 행동(상태)과 그에 대한 나의 반응(상태)이 합쳐져 발생한다. 결국 현재 나와 배우자의 상태가 변화하지 않으면 갈등은 사라지지 않는다.

변화는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사물을 사람으로 바꾼다면 성질은 ‘기질(성격)’, 모양은 표정이나 외모처럼 보이는 ‘모습’이 된다. 상태는 생활방식, 대화방식 등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동’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변화는 ‘기질(성격)’, ‘모습’, ‘행동’ 이 세 가지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과연 변화가 가능할까?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라는 옛말도 있다. 부부로 살면서 배우자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기 쉽다.

사람은 사물처럼 바뀌어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고 해서, 성형수술을 통해 내 외모가 달라진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이는 내 모습이 달라질 뿐이다.

성격(기질)은 또 어떤가? 많은 성격분석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듯이 타고난 기질은 변하기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가족이나 친구를 생각해보자. 타고난 성격이 바뀐 사람이 있는가? 행동은 결과이다. 행동의 원인인 욕구와 감정이 달라지지 않는 한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 원인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행동을 하고 비슷한 갈등이 나타난다. 행동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다.

사람은 변화하지 않는다. 대신 성장한다. 좋은 부부 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배우자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부부의 성장을 위해 함께하는 노력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스캇 펙 박사는 자신의 저서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진정한 사랑은 그 목적이 항상 정신적 성장에 있으며, 사랑이 아닐 때는 그 목적이 항상 다른 것에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부부 관계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이다. 즉, 서로의 성장에 그 목적이 존재한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서로의 성장’을 위한 노력이다. 나와 배우자의 성장이 동반될 때 부부 행복은 유지된다.

표준어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성장(成長)은 자라서 점점 커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성인은 이미 신체 성장 시기가 지났다. 부부로 사는 성인에게 요구되는 성장의 대상은 ‘생각’이다. 정신적 성장이 필요하다.

부부로 산다는 것은 서로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지만, 더 잘 살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살 것을 선택했다는 의미이다. 상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주로 생각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생각이다. 아직 성장이 덜 된 어린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부모에게 수동적으로 의존한다. 그래서 부모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한다. 밥 달라, 물 달라, 놀아달라, 무언가를 사 달라 등등. 그래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힘들다.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에게 의존적인 사람은 이것저것 요구하며 배우자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한다. 자기 생각대로 배우자가 하지 않으면 힘들어하고 심지어 화까지 난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배우자도 점점 지쳐간다.

생각의 성장은 ‘나’로부터 시작할 때 가능하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좋은 부부 관계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즉, 배우자를 위한 희생이나 노력이 아닌 좋은 부부 관계를 통해 얻게 되는 나의 행복에 대한 생각이다.

부부의 행복, 나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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