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인문학의 위기

 

 

 

이미 상당하게 진행된 제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인간다운 삶’에는 더욱 큰 위기가 도래했다.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 하였지만 인간이 인문학에 대한 깊이가 없었다면, 아마도 인간은 기술문명의 노예가 될 것이 자명하다. 근대문명의 슬로건이었던 자유(민주주의)와 평등(사회주의)과 박애(기독교)는 과학기술의 정보와 계산, 기계의 신 앞에 이미 굴종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선언은 이제 “인간은 죽었다”로 바뀌어야 될 성 싶다. 오직 기계문명에 굴종하는 호모 사피엔스, 이미 기계인간, 사이보그가 될 준비를 마치고 있는 시점에서 인문학을 받쳐온 인간의 상상력과 자유의지와 합리적 삶은 이제 ‘기계적 삶’으로 대체돼 가고 있으며, 인간은 생각도 기계가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간이 확보한 문명의 데이터는 포화상태로 인공지능(AI)이라는 노예를 요구하고 있다. 철학의 선진국인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철학의 종언이 선언된 지 이미 오래이며 철학의 기여는 미약할 뿐이다. 심지어 과학기술문명의 주변부에서 들러리로 옛 영화를 들먹이면서 말장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도 과학과 실용주의가 지배하고 있으며 이제 인간의 삶에 휴머니즘이 개입될 여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더 이상 철학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으니 과학기술이 이룩한 완벽한 ‘공학적인 삶의 튜브’속에서 개인은 부품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도록 강요받게 될 지도 모른다.

인문학과 철학의 위기는 이제 그것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일지도, 지식은 팔리기 위해 생산돼 더 이상 그 자체가 목표이기를 그쳤다.

인문학이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인문학은 대학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휩쓸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인문학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에 스스로 갈 길을 잃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상대적으로 삶의 가치와 방향설정에 드는 비용은 푸대접을 받고 있으며 오늘날의 대학에서는 오직 취업률에만 집착하고 있고, 집중적으로 이공계에만 투자하며 산학협동에서 기업적 마인드의 우위 풍조는 더욱 인문학의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다.

인문학 퇴조현상은 인류문명이 이미 과학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하며 과학기술이라는 이념에 올인하며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고 실용주의적 과학기술이 도처에서 이미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내재돼 있어 철학, 예술, 종교, 문화, 인문학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너 나 할 것 없이 인류사회는 지금 물신숭배에 빠졌다. 마르크시즘은 차라리 관념적 유물론에 불과하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나 과학기술지상주의는 유물론의 강력한 실천자로서 인간의 삶을 기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문학의 위기에 종교 철학 문학 예술등 총체적 인문학인 불교를 대중들에게 전하는 일은 산업혁명으로 소멸되어가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구원을 통한 휴머니즘을 구현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애플 신화를 이룬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애플답게 한 것은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이다”라고 했다. 인문학적인 상상력이 더욱 기술의 발전에 도움이 돼, 잡스에게 있어서 선불교적 관심은 젠스타일이라는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아이폰이 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영감을 제공한 것을 익히 관조해야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