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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공공R&D기관… 도민 삶의 질 향상 기여”

신년인터뷰-정택동 차세대융합기술원장

4차 산업혁명시대엔 데이터가 ‘석유’
데이터 양산 커뮤니티가 기술 성장 주도

공공분야 데이터 활용 사회문제 연구
오픈형 ‘공공융합플랫폼’ 구축
노인·육아·재난 등 공공서비스 혁신
새로운 생태계 만들어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시대 한국의 새로운 기회
민간·중소기업은 장기간 투자 어려워
공공이 ‘마당’ 개설 위해 집중 투자해야

지역 주도 혁신성장 이끌고 분권화 대비
경기도 R&D 관련 예산 대폭 늘려야

 

 

 

경기도의 4차 산업혁명이 최전선에 있는 곳.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을 비롯한 바이오융합 등 경기도의 유일한 R&D 수행 연구기관. 국내 최초의 융합기술연구기관이자 차세대 성장엔진의 핵심인 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힘쓰는 곳. 이 모든 수식어를 한마디로 압축한 기관이 바로 차세대융합기술원(융기원)이다. 지난해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공동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한 융기원의 수장 정택동 원장에게 앞으로의 비전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공동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은.

지난해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공동출연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기관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터닝포인트의 기회가 마련됐다. 융기원의 비전으로 ‘공공융합플랫폼 구축’을 선포하기도 했다. 그 동안 도내 유일의 R&D 기관으로서 다양한 도의 역점사업들을 수행했다. 공동법인 출범은 최고의 공공 R&D 기관으로 도약하고, 최초의 관학협력모델로서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융기원의 역할은.

독일, 일본 등 100년 이상의 기초체력, 기초과학을 가진 나라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기초체력이 약하다. 근육을 키우고 기초체력을 올리기 위해선 축적만이 답이다. 따라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에선 다르다. 오히려 빠른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예로 들어보면 알파고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사이 대적할 상대가 없을만큼 성장했다. 또 인간의 생명과 연관된 분야에서도 단백질 3차원 구조를 풀어내는 일을 구글 인공지능 ‘딥마인드’가 1년만에 해냈다. 인간이 수십, 수백년간 쌓아온 노력들을 단시간에 해결되고 있는 충격적 대변혁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류 생활환경은 과학기술이 이끌고 있다. 빠른 지름길을 찾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다. 문제는 새롭게 투자할 만한 비즈니스가 있냐는 것이다. 세계는 급속한 산업혁명 중이다. 그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신대륙을 찾아 열어줘야 한다. 핵심은 ‘마당’이다. 마당을 깔아줄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론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연구개발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부분의 연구개발 투자를 말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민간이나 영리기업은 장기간 투자할 수 없어 ‘마당’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 또한 대변혁에 대응하기 위한 업종변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힘들다. 그래서 공공이 ‘마당’을 열어주는데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융기원이 공동법인을 출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론에 맞춰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전문성을 모아 새로운 방법론을 찾고 마당을 만들어 주기위해 함께 연구하자는 것이 ‘공공융합플랫폼’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데이터는 석유처럼 중요하다. 데이터의 대부분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생산되며 누구나 데이터 생산자이다. 개발자에 의해 하나의 기술이 성장한다기 보다는 데이터를 쏟아내는 커뮤니티에 의해 기술은 성장한다.

4차 산업을 대표하는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해 융기원은 최초로 공공융합플랫폼 시뮬레이션 공간을 구축했다. 공공융합플랫폼은 공공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위한 융합 연구개발 플랫폼이다. 기초 연구시설 구축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공서비스 혁신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차세대 교통시스템 공공융합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제2판교테크노밸리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을 연구했다. 지난해 최초로 제로셔틀 일반인 시승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셔틀버스 개발 및 제작, 도로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했고 자율주행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했다. 앞으로 데이터의 지속적인 수집·분석으로 일반인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오픈형 플랫폼을 구축해 이를 통한 기술의 발전과 스타트업 창출 등 대한민국 4차산업 혁명시대를 대표하는 연구로 자율주행 산업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

자율주행차 외에 바이오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주요 목표는.

파킨슨병, 치매, 한국형 암 정복 등 신기술을 선도하고 이와 관련된 입주기업이 유럽진출을 하기도 했다. 그래핀 양자점을 이용한 파킨슨병(치매) 치료제를 최초로 개발했고, 난치암 정복을 위한 유방암 치료용 타킷을 최초로 규명하기도 했다. 한국형 암정복 추진연구개발사업을 선정해 혁신적 치료법 신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계속해서 강조하는 공공융합플랫폼의 성공적인 구축이 더욱 중요해진다. 교통, 안전, 환경, 보건과 같은 공공분야의 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 융합기술에 기반한 오픈 플랫폼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해 서로 다른 전문성들이 융합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융합연구개발 촉진 등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겠다. 2030년까지 차세대 교통시스템(모빌리티 혁신), 지능형 헬스케어(도민의 건강과 복지), 미래형 도시설계(재난, 안전) 등 3대 공공융합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산업의 선순환 구조로 중소기업을 위한 신사업 생태계 구축과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새로운 공공서비스 혁신으로 도민의 삶과 질 향상에도 기여하겠다.

공공융합플랫폼 구축이 기반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 공공융합플랫폼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서비스’ 실현, 전혀 새로운 형태의 지역테스트베드 구축 등 지역과 하나되는 공공 R&D 기관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겠다. 공공분야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문성의 융합연구로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플랫폼들을 제공해 경제성장을 이끌고, 도민들의 과학적 인식과 문화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도록 과학기술 대중화와 지역사회공헌에도 앞장서겠다.

지자체의 열악한 R&D·연구분야 재정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과학기술을 통해 다른 방법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깨우쳤다. 그러나 경기도는 R&D 분야에 10년째 예산의 1%대를 투자하고 있다. 최고의 지자체라는 위상에 걸맞는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지역주도 혁신으로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지방분권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미래지향적인 도정을 전개할 때라고 생각한다. 중앙정부나 경기도의 핵심 키워드는 노인, 복지, 환경, 안전이다. ‘공공성’을 최대의 가치로 삼고있다. 이는 공공성이 높은 과학기술 R&D의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공공성 높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창출의 기회를 만들 것이다. 공공분야는 민간영역이 아닌 정부와 대학, 공공기관이 나서야만 되는 분야다. 노인, 복지, 어린이 보육, 재난, 교통 등 공공분야에 요구되는 엄청난 공공수요가 있다. 공공수요에 과학기술 R&D를 투자하고 육성해 간다면 다양한 공공서비스의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생태계로 많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융합플랫폼은.

판교테크노밸리 자율주행차 조성, 인공기능기반의 공공융합플랫폼 시뮬레이션 공간 구축, 영유아 안전·보육 기술, 재난재해 대응 현장기술, 미세먼지 모니터링 기술 등 지원 확대 등 조속한 산학연공동연구를 통해 빠른시일 내 실현하겠다. 최고의 기술들이 집약될 공공융합플랫폼에는 인공지능시스템에 기반한 안면인식, 사물인식의 ‘컴퓨터 비전기술’과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곧 실험실이 되는 리빙랩 플랫폼기술, IoT센서를 통한 미세먼지 등 대기질 측정기술, 3차원 가상공간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이 현재 연구 중에 있다. 최근 영유아 안전사고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혼자있는 아이가 늘어남에 따라 영유아 안전·보육 기술도 연구중이다. 공공융합플랫폼을 통한 인공지능의 얼굴인식, 사물인식 등 행동모니터링, 심박수, 체온감지, 주변열감지의 웨어러블기반 제품개발은 어린이집이나 혼자 있는 아이의 안전한 보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릉펜션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에 대비한 유해가스, 체온감지 그래핀 섬유를 최초로 개발해 연구 중에 있으며, 재난재해 대응을 위해 음성인식과 무전기 통신기능이 탑재된 핸즈프리 ‘스마트 소방헬멧’과 IoT센서를 통한 대기질 측정기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지원확대와 공동연구 노력이 조속히 이뤄진다면 더욱 빨리 다양한 기술의 상용화가 가능해 지지 않을까.

/글=임하연기자 lf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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