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존엄사법 시행 1년
[창룡문]존엄사법 시행 1년
  • 경기신문
  • 승인 2019.01.3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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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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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윤리적·종교적·법적·의학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되어왔다. 그래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 한 나라는 몇 안 된다. 죽음의 여행지라 불리는 스위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정도다. 미국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40개 주에서는 인공호흡기 제거 등의 소극적 형태로 허용하고 있다. 그 외 많은 나라에선 안락사를 도운 의사를 살인죄로 처벌한다. ‘죽을 권리’보다는 ‘생명권’이 우선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997년 보호자의 뜻에 따라 연명 치료를 중단했던 의료진이 살인방조죄로 처벌받은 바 있다. 일명 ‘보라매병원 사건’이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2018년, 이른바 ‘존엄사법’이라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사실 이 법률 시행 전에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환자 본인과 가족들이 고통을 겪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많이 변했다. 우선 연명 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환자가 꾸준히 늘어 3만5천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연명 치료는 효과 없이 환자의 생명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부착·혈액투석·항암제투여 등 4가지를 말한다. 앞으론 더욱 자리잡을것 같다. 특히 3월 28일부터 시행되는 존엄사법 개정안은 의식이 없는 환자의 연명 의료 행위를 중단하고자 할 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가족을 기존의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전원’에서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으로 축소했는데, 이 또한 큰 진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개선할 부문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호스피스 병상이 부족해 연명 의료를 중단한 환자들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또 연명 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병원 윤리위원회가 환자 사망이 임박했다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위원회가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죽음, 품격있게 맞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보완책을 마련해 나갔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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