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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혼남녀 절반이 아이 낳지 않겠다니

1970년 이전까지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 크는 것을 보는 재미로 산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말았다. 왜 지금이라고 자식들 커가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 없겠는가만,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지난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미혼 남성은 28.9%, 미혼 여성은 48.0%나 됐다. 미혼 여성의 경우 두 명 중 한명이 아이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조사는 20~44세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자녀 불필요’ 응답률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인 2015년 실태조사 당시엔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미혼남성이 17.5%, 미혼여성이 29.5%였다. 그리고 지금의 추세로 보아 갈수록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이미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고 게다가 가임여성(15~49세) 인구까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녀 출산에 부정적인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인구 절벽’은 더 가까운 현실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젊은이들이 왜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할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분석을 내놓는다. 제일 먼저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전기한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남성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27.7%),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26.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해서’(19.7%)가 뒤를 이었다. 여성은 이와 좀 달랐다. ‘자기 자신의 자유로움을 위한 것’(32.0%),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28.6%)였다. 남녀 간의 차이가 느껴지지만 큰 줄기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는 것과 개인의 경제적인 여유와 자유로운 생활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기혼여성(15~49세) 49.9%가 ‘자녀는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16.9%는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해 사회의 변화를 느끼게 했다. 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행복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의 생각을 비판할 수는 없다. “애 안 낳는다고 하면 생각 없는 이기주의적 인간이라고 보는데, 낳아놓고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게 더 이기적인 거다”란 한 누리꾼의 말도 옳다. 문제는 아이를 낳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녀가 있어서 더 행복한 사회도 그래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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