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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조부모 육아시대

신어(新語)는 조어·약어이기도 하지만 유행어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국립국어원이 공개했던 ‘할빠’와 ‘할마/할맘’ 도 그중하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장수하는 유행어다. 손주를 직접 키우는 ‘할아버지아빠’와 ‘할머니엄마’의 줄임말이다. 맞벌이 아들이나 딸의 육아 부담을 떠안은 노년의 수고로움이 묻어난다.

입시에 성공하려면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할머니의 운전 실력’이 하나 더 추가됐다.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의 육아를 넘어 교육에도 적극 참여하는 세태를 풍자한 말이다. 학부모 모임과 학원 일정 관리, 숙제까지 조부모의 손길이 닿고 있다고 한다. ‘학조부모’, ‘할머니 치맛바람’이라는 말도 유행이다.

요새 노인들의 ‘황혼 육아’는 보편화 된지 오래다. 해서 이른바 ‘손주돌보미’라는 명칭을 붙여 일부 지자체에서 수당도 지급한다. 육아교육을 25시간 받고 한 달에 40시간 이상 손주를 돌보시는 노인 분들께 최대 24만원의 수당을 지급해하고 있는것. 맞벌이 부부 부모에게는 양질의 육아를 제공하고, 조부모에게는 경제력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 사업인 셈이다.

손주 및 며느리·자녀와의 갈등 예방을 위한 ‘행복한 손주 돌봄 가이드북’도 나왔다. 가족 간 양육 방식 합의, 적당한 금전으로 감사 표시, 조부모 건강 챙기기 등 양육갈등 해소법이 담겨 있다.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맡아 잠자리를 함께하면서 교육한다는 격대교육(隔代敎育), 지금보다는 덜하지만 동서고금이 따로 없이 존재했다.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는 부모와 달리 조건 없는 사랑과 무한한 지지를 주는 조부모의 격대 교육은 장점이 많다고 한다. 조부모 격대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존감이 높고, 도전의식이 강해 학업성적이 좋고 성인이 된 후에도 성취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가 조부모 육아 가구 250만 시대를 맞았다. 맞벌이 가정 아이 2명 중 1명이 조부모 슬하에서 자란다. 조부모 성품과 양육법이 손주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 얼마 안있으면 조손(祖孫) 모두 설레는 새학기를 맞는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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