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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오리발 유감

 

 

 

새해가 되어 한 달이 지난 올해도 참 다사다난한 한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중에도 먹고 살아야 하는 경제적 환경과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생겨난 정치적 환경은 언제나 혼란스럽고 말이 많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경제적 환경은 십년 전에도 어려웠고 십년 후에도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 여겨진다. 언제라고 경제 환경이 좋아져 돈이 넘쳐나고 가계 살림살이가 풍족해져서 먹고 살만한 세상이라고 했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절대적 상황이 아닌 상대적 환경과 관점의 차이라 여겨진다.

기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론 흑자 이윤이 발생하여 구성원들에게 배당을 하고, 소비가 위축되고 불경기로 인해 가계가 어렵다고 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과소비와 사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정치권의 다사다난은 그저 일상이라 해도 될 것 같다.

새해 들어 집권여당 국회의원의 특정지역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 본인의 주장에 따라 지방의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부동산 구입을 하게 된 이유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다소 납득이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현행법에 보면 공직자의 ‘이해충돌 금지’조항에는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어서는 아니 되며,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사용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는데 이것이 여.야간 다툼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6·13 지방선거후 선거법 위반에 대한 해당자들의 법적 다툼도 진행 중인 가운데 집권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현직 단체장이 법정구속 되어 벽두부터 뜨겁다. 나머지 단체장들의 선거법 위반 유무에 대한 것도 법정에서 잘잘못을 따지고 있어 도·시정에 전념해야할 시간에 법정을 드나들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법의 잣대에 따라 사실 유무가 밝혀지고 또 그에 따른 결과가 주어지겠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는 손톱 밑에 끼인 가시처럼 불편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것인데 과연 전념 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위 두 가지 사안을 놓고 볼 때 그 시시비비의 중심에는 본인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이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옳고 그름을 논한다 할지라도 본인의 의도와 그 일의 사실은 본인만이 알고 있는 것이며 법과 여론의 판단은 상식적이고 현상에 대한 근거로 판단 할 뿐이다.

적절한 비유 일지 모르겠지만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어 놓는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내용인즉 분명히 닭을 잡아먹은 것을 알고 있는데, 본인은 닭은 잡아먹은 것이 아니라 오리를 잡아먹었다고 잡아떼거나 딴전을 부리는 것을 빗대는 속담이다. 이와 더불어 떠오르는 것이 있다.

중국 후한시대에 양진이란 관리가 있었는데, 높은 학식에다 마음이 곧고 청렴결백 해서 사람들은 그를 관서지방의 공자로 불렀다. 어느 날 양진이 동래의 태수로 부임하여 가던 중 창읍 이란 곳에 묵게 됐다.

이때 양진이 관리로 추천한 창읍 현령 왕밀이 한밤중 찾아와 품속에서 황금 열냥을 꺼내어 “이것은 제가 어른을 존경하는 마음의 표시로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밤중이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받아주십시오” 라고 내밀었다. 그때 양진은 “이 사람아, 아무도 모르다니.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내가 알고(我知), 당신이 알거늘(子知), 어찌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하느냐”며 받기를 거부했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당사자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그리해야 겠지만 특히 공직을 맡은 사람들은 몸가짐을 더 바르게 해야 한다. 법과 여론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신의 마음이다.

손으로 내밀고 있는 오리발 과 닭발 중 어느 것이 진심인지 염려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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