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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다시 봄이 돌아오니

 

 

 

다시 봄이 돌아오니

                           /문태준

누군가 언덕에 올라 트럼펫을 길게 부네

사잇길은 달고 나른한 낮잠의 한군데로 들어갔다 나오네

멀리서 종소리가 바람에 실려오네

산속에서 신록이 수줍어하며 웃는 소리를 듣네

봄이 돌아오니 어디에고 산맥이 일어서네

흰 배의 제비는 처마에 날아들고

이웃의 목소리는 흥이 나고 커지네

사람들은 무엇이든 새로이 하려 하네

심지어 여러 갈래 진 나뭇가지도

양옥집 마당의 죽은 화분도

- 문태준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 문학동네

 

 

여러모로 인터넷과 자본주의가 찰떡궁합으로 작동되는 기계적인 이 시대의 봄은 미세먼지 투성이다.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눌러쓰고 거기에 목도리까지 두른 검은 롱패딩의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이 겨울. 이 도시에서 ‘트럼폣’소리에 ‘웃는’소리에 ‘이웃’하는 사람들의 ‘소리’는 어떨까? 계절 없이 ‘사람들’은 상품을 사고 파느라 바쁘다. ‘새로이’ 새롭게 하기 위해 개발 중인 프로그램 속에도 서로에게 따뜻한 생명의 ‘봄’은 오는가?./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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