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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보고 기해년 복 많이 받으세요

24일까지 롯데갤러리 안양점·영등포점
책거리·화조도·모란도 등 다양한 소재로
다산·출세·부귀영화의 길상 의미 담아

 

 

 

백수백복 百壽百福 - 조선시대 민화전

롯데백화점은 기해년 새해를 여는 첫 전시로, 오는 24일까지 롯데백화점 롯데갤러리 안양점과 영등포점에서 ‘백수백복 百壽百福 - 조선시대 민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민화는 조선 후기 민간계층에서 유행한 그림을 일컫는다.

민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는 18~19세기로 추정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민화는 19세기~20세기초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선 후기인 18세기는 민간계층의 문화가 융성해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임진왜란(1592~1598)과 병자호란(1636) 이후 전쟁의 여파에서 벗어나며 농업생산량이 증가하고 경제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중인 계층의 경제력이 강화되고 양반 중심의 신분제가 약화됐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긴 중인 계층을 중심으로 왕실과 사대부 문화를 모방한 형태로 그림의 유통이 확산됐으며, 민간에서 제작과 소비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그림, 민화(民畵)가 성행하게 된다.

풍속화가 상류 계층에 의한 민간 생활상을 주제로 한 그림이라면, 민화는 민간의 회화였다. 민화라는 용어와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한 일본의 민예연구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민화를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소비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민화는 당시 민중들의 바람을 담고 있다. 특히 삶의 평안과 속세에서의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집약적으로 나타난다.

길상(吉祥,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조짐) 문화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로, 조선의 국운이 다하던 19~20세기를 거치면서 더욱 융성했다.

전쟁을 거친 후 현세구복(現世求福) 성격의 도교적 길상 문화가 확산됐고, 학문으로서의 도가보다는 인간의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민간신앙 성격이 짙었다. 불안감이 클수록 사람들은 기복(奇福)을 통해 삶의 안녕을 원했고 이러한 사회상은 민화에 깊게 투영됐다.

 

 

 

 

길상(吉祥)과 벽사(.邪) 용도의 그림으로는 문배(門排, 액을 쫓고 복을 받기 위함)와 세화(歲?, 새해를 축원하는 그림)가 있었다.

궁중에서 제작된 세화는 새해를 송축하는 의미로 왕이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용도로 활용되었고, 이후 양반층으로 확대되어 세시풍속으로 전해져 왔다.

세화는 조선 초 중기까지 지배층의 전유물이었으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민간 계층의 경제력 성장과 신분 상승 등의 사회 변화와 맞물려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왕실과 사대부 문화를 모방한 형태로 민화 속에 정착했다.

실제로 민화에서 주로 다뤄지는 소재들은 문배나 세화에서 유래된 도상들이 대부분이며, 길상의 상징적 의미가 부여돼 상서로운 물상이 됐다.

책거리, 화조도, 서수도, 모란도, 호작도, 운룡도, 문자도, 십장생도, 봉황도 등 다양한 소재를 아우르는 민화는 장수와 다산, 출세, 가정의 화목, 액막음, 부귀영화와 같은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민화 속 대표적인 길상인 수(壽), 부(富), 강녕(康寧)은 매우 현실적인 개념들이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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