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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대답없는… 단원고 희생학생 250명 명예졸업식

세월호 참사 희생자 뒤늦은 졸업
양동영 교장 “잊지않고 기억할 것”
5년 만에 불린 이름 유족들 오열

유은혜 부총리 “남은 할 일 최선”
이재정 교육감 “경기교육에 남은
아이들의 꿈·희망 이어가겠다”


“2학년 1반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5년전 4·16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의 이름을 양동영 교장이 한명 한명 호명하자 단원고 강당 단원관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12일, 단원고에서 세월호로 희생된 250명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열렸다.

강당에는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이 붙여진 파란 의자가 각 반별로 놓였고, 그 자리를 희생 학생들의 부모가 채웠다.

졸업식은 학생들을 기리는 묵념을 이어 단원고 양동영 교장은 인사말에서 “학생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250명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그동안 강당 앞 대형 스크린 위로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나타났다.

5년 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아들, 딸의 이름이 불리자 강당은 부모들의 흐느낌 소리로 덮였다.

전명선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은 회고사에서 “세월호 참사 없었더라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아들·딸이었다.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심정을 전했다.

희생 학생들의 후배였던 10회 졸업생 이희운 씨는 ‘졸업생의 편지’를 낭송하는 내내 울먹였다.

이 씨는 “선배들에게 감사했다. 감사했다고 보고싶었다고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꺼낸다”며 “그리운 마음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다”고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단원고 재학생들은 ‘눈물기도’ 등 합창으로 선배들을 기렸다.

졸업식에 참가한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목이 매인 탓인지 제대로 인사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마이크를 잡고 한동안 침묵하던 유 부총리는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할 많은 일 남은 거 알고 있다.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명예졸업식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250명 학생들의 꿈과 희망, 염원이 남아 있도록 우리가 교육다운 교육을 실천해 가는 약속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학생들 모두가 우리에게 소중하고 아까운 이름으로 경기교육에 남아 있다. 경기교육이 살아있는 한 꽃다운 천개의 별이 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잊지 않고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눈물 속에 진행된 졸업식이 끝나자 유족들은 노란 보자기에 싸인 졸업장과 졸업앨범, 학교가 준비한 꽃다발을 나눠 들고 강당을 나서 운동장 옆 세월호 참사 추모조형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탑승자 304명이 희생당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중 250명이 희생됐다.

대부분 학생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2학년 6반 남현철 군과 박영인 군, 교사 양승진 씨 등의 시신은 끝내 수습하지 못했다.

/안산=김준호·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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