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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긍정의 힘”

모교서 퇴임식 대신 특강
수원고 후배들에게 향가 소개
“앞으로 봉사하는 삶 살 것”

 

 

 

40년 교직생활 마감하는 김기서 도교육국장 ‘마지막 수업’

“나는 매일 아침 ‘나는 교사다’를 몇 번 외치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그 마음을 잊은 적이 없어요.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긍정의 힘’이에요. 긍정이야말로 여러분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근본이 됩니다.”

40년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오는 2월 말 퇴임하는 김기서 경기도교육청 교육국장이 13일 모교인 수원고 강단에 섰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1979년 3월 1일 수원 매향여중에서 교편을 잡은지 꼭 40년 만이다. 김 교육국장이 모교를 찾은 것은 “교사로서 공직을 퇴직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매향여중 국어교사를 시작으로 도내 중고등학교에서 20년간 교편을 잡았다. 이어 병점고 교감을 시작으로 교장,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도교육청 교육국장까지 20년간 ‘교육직 공무원’으로 활동했다.

이날 도서관에 모인 150여 명의 학생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교훈인 ‘성실’을 외치며 김 국장을 맞았다.

김 국장은 퇴임 후 설계중인 ‘20년의 삶’을 소개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많은 다문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들이 언어 소통의 문제로 힘들어 한다”며 “앞으로는 그 사람들을 위해 한국어를 가르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현재 평생대학원에서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하자 학생들이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김기서 국장은 후배들에게 ‘향가’를 소개했다. 신라시대 우리나라 말이 없어 중국의 한자 음을 빌려 기록한 향가를 통해 사람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언어가 왜 중요한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려는 마음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향가 중 안민가에 군군신신부부자자라는 말이 있어요.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내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해 살 때 인생이 가장 보람될 것입니다.”

이날 자리에는 수원고 김병철 교장 등 학교 관계자와 교육청 몇몇 과장들도 함께 했다. 이들은 “늘 교사이고 싶었고, 앞으로 봉사하는 교사로 살아가겠다”고 선언한 김 국장의 ‘마지막 수업’에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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